스토리1
가보지 못한 곳을
정수씨
2019. 9. 17. 02:26
편리하나 내장까지 들켜버리고야 마는 것이 편리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 섬짓하고도 든든하다.
실시간 영상을 누군가 보고 있다는사실과 내 행적을 관찰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묵시적 동의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자면
씁쓸하기도 하다.
잠못드는 밤,그리고 문득문득 가보지 못한 곳을 들여다 보는 것이 서글플때도 있었으나,무엇에 바빠서 자잘한 재미를 잃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곁에 아무도 두지 않고도 잘 지내고 있으니 다행이라 여기며,마음을 굳세게 먹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넣는다.
남편을 잃고 세상에 혼자 남아 집안의 불을 모두 밝힌 채 선잠을 자야 하는 언니생각을 한다.
그리고,그러한 그녀에게 마음을 굳세게 먹어야 두려움도 스스로 만든 것이니 사라진다고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혼자 남겨져 보내던 시절을 반추하며
슬쩍 언니라는 사람들이 거의 귀신집이나 진배없는 곳에 오도마니 혼자 버려둔 동생 생각을 한번도 하지 못하고 살았을 그들을 원망하는 투로
말을 건넸으나,자기 연민에 슬픔에 놓여나지 못한 그녀가 그런 마음을 알 리 없고,이제 아무리 이어붙이려 들어도 오래전 그어진 금(線)은 없앨 수 없다는 것을
나도 그들도 모르지 않으리라 생각하기에 억지로 가까운척 하고싶지도 부러 멀어지느라 몸을 빼는 짓도 하고 싶지는 않되,적당히 우리는 가끔 비무장지대같은 곳에서 만나면 될까 생각한다.내영역안으로는 아무도 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