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가을속의 봄날

정수씨 2024. 11. 4. 02:40

대체 어떤게 자연스러운가?

 가을인가 하면,바람불거나 비오고,그러거나 말거나 모처럼 개었고,따스해서 다들 봄날이라니

 이 화사한 휴일이 모두에겐 밖으로 내닫게 하는 날씨였는지 줄잇는 차들의 행렬이 도로에 가득하다

밤이면 속도를 짐작케하는 쌩하게 달리는 고속도로의 차소리와 아득히 들리곤 하던 기차소리는 이제 밤열차가 줄면서

듣기가 힘들어졌다

따스할 때 부지런히 씨를 맺으려 애쓴다만,나팔꽃에게도 곧 닥칠거라는 추위가 만만찮을텐데

저렇게 여린 잎에 닿을 찬바람을 또 어쩔까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겼다는 친구의 남편과 그를 돌본다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짓는다

셈이 빠른 친구에게 시련이 닥쳤지만,이제 눈물의 시간을 거쳐 담담해진 그녀의 목소리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다행히 지옥같은 통증을 앗아버린 하체마비는 차라리 다행이라니

우리네 삶도 식물성이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