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숲이 생겨나는 강
버들숲을 가져간 4대강.모든 자연은 제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아무리 인위적으로 풍경을 만들어 간다하더라도 물길을 트지 않으면 물은 그 본래의 성질을 잃게 될 것이다.
때로 큰물이 지고 넘쳐 사람들의 마을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했지만,강은 제 길을 따라 흐를때라야 강이라 이름 할 수 있는 법이다.
둑으로 막혀 흐르지 못한 물들이 몸 뒤트는 소리가 종일 차고 넘쳐 환청처럼 울리던 곳
사라진 버들숲의 일부가 자전거길의 가로수가 되어 몇그루 심겨져 있었지만,버드나무는 바람을 타고 절로 생겨난 조그만 섬에 자손 나무를 키워내고 있다.
갈대숲이 생겨나 새들을 품고 새들을 좇아 또다른 새들이 날아오르고 퍼득이는 물고기를 좇아 보다 큰 몸집의 생명체가 잽싸가 몸을 숨기기도 하는 갈대숲을
지났다.오리가 무리짓고 저녁놀이 반짝이는 이른 봄의 강.간만에 강에 나가 보았다.
아직 꽃이 오기엔 이르다.
몇해째 그자리에 군락을 이뤄 피어나던 봄맞이꽃이며 제비꽃의 자취는 아직은 찾을 수 없다.
봄꽃을 부르는 바람이 목덜미를 마구 훑고 지날때 두꺼운 외투 생각이 간절했다.
아직 마시지 못한 오늘몫의 커피 한잔도 생각났다.
물길은 막히고 길위의 길은 새로 생겨났다.강을 따라 생겨난 자전거길이 멋지게 이어지고 구간마다 개성있는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또다른 길위에는 이제 심심찮게 커피집이며 빵집,주머니 가여운 이들의 한끼를 채워줄 먹을거리가 생겨나 오래 걷다 지치면 아무데나 들어가
비교적 저렴한 커피 한잔을 청해 마실 수 있을 것이다.이제 날이 조금 따스해지면 묵은 먼지를 쓰고 있을 자전거를 꺼내어 잘 닦아 페달을 밟을 것이다.
아직 멀리 갈 수 있을만큼의 자전거도 아니지만,자전거를 탈 수 있는 봄과 여름 가을을 바쁘게 지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