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강변 풍경

정수씨 2025. 6. 7. 02:51

물색없는 나는

 강변을 걸으며 생각했다

한때 너무 열독했던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글에서 내가 못 가본 파리의 풍경이나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인상적이어서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파리는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서,독일 할머니들에게 자칫 당하기 쉬운 수다상대에 비할 만한 장치가 있는데,택시의 대기 시간이 되면,가끔 그 외로운 이들이 걸어오는 전화부스 같은 것이 있어서 전화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그냥 아무나 그 전화를 받으면 되는데,그러면 전화를 걸어온 상대는 이런저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아마 이 비슷한 전화가 있기는 하다.사랑의 전화인가? 자살예방을 위한 전화가 그 비슷할까?
그리고,이들 부부가 어느 숲에 놀러갔다가 밤이 많이 떨어져 있어도 아무도 줍지 않아 홍세화의 부인이 북한 사람들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던가,하는 글을 기억하는데,외로움을 상대해준다는 전화부스도 신기하고,아무나 전화를 받아도 된다는 것도 신기하다

지금도 그 전화는 있는지도 굼금하다.

별 재주도 없는 나는 강변의 버려지다시피 하는 땅을 보면서 생각한다

꽃을 심어 가꾸며 즐거움을 주는 것도 좋고,그 꽃을 가꾸느라 애쓰는 지자체의 행정도 좋다

그럼에도 단지 사람이 자주 출입하는 곳에만 잘 가꾸는 것과 그렇지 못한 곳도 한결같은 걷기데크며 풀숲에 덮인 운동기구들 녹슬어 방치되어 버린 것들이 인상 찌푸려 진다

강을 파헤치고 있는 것을 거세게 비판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공적이면서 물길은 스스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고 안간힘을 쓰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

이곳은 강의 중류쯤이어서 뻘 같은 침전물이 쌓여 이루는 섬이 느는 중이다

제법 넓은 섬도 생겨난다

그리고,습지가 넓혀지고 있다.이를 바람직한 현상으로 읽어야 하는지 아님,잘못된 자연의 현상이라 읽어야 할지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모르겠다.보기는 좋다.

이 넘치는 오지랖은 속으로 가만히 그런다

우리는 너무 잘 살아서 꽃을 가꾸는구나.세상 한귀퉁이에는 굶어죽는 이도,더러운 물을 마셔서 죽는 아이들이 부지기수 라는데

나는 그래서,그들에게 보탬이 되라고 시답잖은 글을 쓰고,그들에게 부지런히 물을 나르는 일

먹을 것을 나르는 일.또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했고,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