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겨울숲
정수씨
2024. 12. 8. 01:48
이곳에 퍼덕이던 청춘은 어디에도 자취가 없다
학교가다 동아리 앰티를 떠나던 친구들을 만나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았던 나도 끌려오다시피 이곳으로 와 하루를 즐겁게 보냈던 곳
김치찌개 같은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고 게임하고 다들 너무 푸르렀던 선후배들
늘 파도소리를 내던 솔숲과 참나무들이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숲을 키우는 곳
삼년만에 경주의 황성숲을 다시 와 보았다
지금은 후투티도 청설모도 보이지 않고 쌀쌀한 날씨에 열심히 운동하는 노인들이 보일 뿐
도토리가 떨어져 뒹굴면 사람과 청설모가 서로 다투기도 하고 왕왕 적극적인 동물사랑의 쪽에서 도토리 줍는 노인들과 다툼하는 소리가 들려오던 곳
경주에는 이렇게 숲이 여럿 있지만,경덕왕릉인가 하는 곳
그리고 황성공원을 와 본 것이 전부다
선배가 살던 곳이라 하룻밤씩 묵어가기도 했건만,이제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을 알 길이 없고
솔바람소리만 여전했다
겨울숲이 이렇게 고즈넉한 오후로 접어들었고 잎을 내려놓은 참나무와 소나무의 마른잎이 발바닥에 와닿는 느낌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