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겨울이야기

정수씨 2020. 2. 13. 03:11



나름 아름다운 저녁이다

 살던 곳을 벗어나 좀더 높은 곳으로 올라 조망하면,이렇듯 모든 것은 좀 너그러운 풍경이 되어 온다

아둥바둥 살아낸 하루도 잊히고,그윽하게 불이 켜지면 사람들의 삶터는 어둠과 명멸하는 빛의 형태가 된다

사람들의 그림자조차 사라진다던 공항이며 시내 행사가 사라지고 몰려다니는 이들을 볼 수 없다고 하니

거리는 더 한적한 모양이다

종일 비가 내리고,누군가는 섣불리 봄비라고 명명하여 부르는 것을 들었지만

봄이 어디 쉬운가.

 아직 겨울이 조금은 더 머뭇대어도  이미 겨울의 기세는 꺾였을 것이니

 두둑히 털이 넣어진 외투와 털이 들어간 바지 하나면

 겨울이 그닥 사납지 않았다.

예전엔 싫기만 하던 겨울이 이젠 좋아졌다.

어쩌면 여름보다 더 좋아질 것도 같다

한여름의 끈적임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예민해져서 마구 신경질을 부리게 되거나 뜨거운 불앞에 서는 일이

어찌나 고역스러웠는가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모기와 벌레들 무서운 동물들 때문에 숲길을 걷는 일도 망설여 졌으니까

겨울은 안에들면 밖의 풍경이 마냥 고즈넉해 보이고,침잠하는 계절이라 무언가를 깊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던가

너무 추울때면 목욕탕으로 도망도 갈 수 있고.겨울이 가는 것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