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그늘이 그리운
정수씨
2024. 5. 22. 03:27



저 계곡 가에서 종일 물소리 들으며 지저귀는 새소리는 덤으로 들으며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
뿌하게 흐린것도 아니고 아주 쾌청하게 맑은 날도 아닌 갑갑한 공기가 그랬다
일요일엔 너무나 더워서 여름처럼 어디 계곡이라도 찾아가 첨벙대고 싶어지는 날이었는데,오늘은 저녁이 되니 선선한 바람이 일렁이니 얇은 덧옷을 껴입어야 할 정도의 기온이 된다
참 알지 못할 기온분포에 굼뜬 몸이 적응하느라 엄청 고역스러워하는 것이다
입맛도 잃고,신김치는 이제 시어서 모퉁이를 한참이나 돌아가버린 맛이라 그냥 먹기도 힘들정도인데
그럴 때면,물에 양념을 씻어내고 살짝 우려낸 뒤 쌈을 싸먹으면 또 입맛이 날런가 모르겠다
어릴적 하던대로 경주의 선배언니네로 다들 몰려가 밥을 먹을 때 마침 묵은지가 있어서 다들 무얼 먹을지 하는 것을 그렇게 먹어보자 했더니 별미라고 좋아했던 추억이 있다
경주코스모스라고 전화부에 등록되었던 언니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교육시키느라,어쩌고 하는 사이 전화번호는 바꼈고,메일도 주소가 잘못되었다고 들어가지 않으니,그렇다고 동창회에 나가는 것도 아닌 바에야 통 연락할 길이 없다
유일하게 외박하고 돌아오기도 했던 곳이 아마 경주여서 그랬다 싶다
대추나무가 서 있던 창 언니의 침대방도 그땐 신기했고,조지윈스턴의 음악 피아노선율이 대추나무 새잎에 마구 튕겨지던 햇살 같았던 때
이제는 경주에 가도 딱히 아는 이가 없으니 동무들과 함께 갔던 장소만 추억의 장소로 남아있어 어쩌다 들러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