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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고싶은것 하나.

정수씨 2016. 10. 22. 03:07

 

 

 

 

나도 저런 재봉틀 하나 있어 천을 떠다 이렇게 저렇게 두루룩 박아서 입거나 무얼 해보면 좋겠다

 하고싶은 게 많으면 실천하면 그만일것인데,늘 머릿속에서만 생각하고 행하지 못하는건 쓰잘데기 없는 것들에 마음을 홀려 버린 탓인지 모른다

나이들어도 하고싶은 것은 많고 하필 그것들이 죄다 돈과는 무관한 일이어서 나는 여전히 가난하고 내 헐한 노동으로만 가난을 땜질하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 고달픈 육신이 다들 들고 일어나 구석구석 알뜰히도 아파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위장은 피가 흐르는듯 화끈거리고,약으로도 달래지지 않는다.피부에 이상이 생겼지만,늘 잘난척이 지나쳐 환자보기를 천하의 원수 대하듯 쳐다보는것조차 아까워 하는

직인들이 의료업에 종사자들이라 그들에게 내 아픈 부위를 겨냥해달라고 줄을 서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흰가운만 입고 근엄한척 하는 폼은 나는지 모르나,허름한 옷을 입고 고달픈 일을 하는 분들의 사람냄새가 차라리 낫다

찬바람 일으키며 분별없이 아픈이들의 호소가 지겨울거면,왜 어렵게 공부해서 그짓거리를 하고 앉았을까

인술을 바라는 것은 너무 거한 기대였고,다만 몇초가 아닌 몇분이라도 환자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들여다봐 주는 정도의 의료인의 자세는 필요하지 않나

늘 반가이 맞아주고,원하지 않지만,차를 권해주고 문밖까지 배웅해주는 쇠락한 양복장이가 흰가운 입은 의사보다 모자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