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단풍
정수씨
2024. 11. 9. 00:19
아름다운 것을 보면 무덤덤 거울처럼 받아들이지만
어떤 파문도 일지 않는 마음이 되어 있다
마음에도 체기가 있는 것인지 언제부턴가 그렇다
중언부언 횡설수설,다들 씽씽 잘 나가는데,내 몸의 일부지만,내 의지만으로 움직여지지 않는 팔
그리고 지속적인 통증은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것
낫는다는 것이 시간을 요하는 일이며 지속적인 치료를 요한다는 사실에 성가시다
내몸이 일으킨 반역일까?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이고,존중해주어야 할텐데도,죽어라 그게 안되니 문제다.낙엽을 떨구는 느티나무 내 마당도 아닌데
대나무로 엮은 빗자루를 들고 쓱쓱 낙엽을 끌어모아다 태우고 싶어지는 저녁.그러나,공적인 장소여서 그러지 못하고
긁어모아두었었다
낙엽을 태우는 일이 이제는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낙엽은 모두 쓰레기로 처리되니까.이맘때 들불을 놓아 연기 자욱한 들판을 보는 일
무언가 마른 풀들이 타는 냄새 그런 정서는 이제 추억이 되었다
비질자욱을 보는 곳은 기껏 절마당 정도일까?
바스락대는 낙엽길 잠깐 걸어보다 짧은 해가 자취를 감추기전 얼른 길 밖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