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없는 밤


변덕스런 날씨
텃밭은 이제 숙제같다.따가운 볕에서는 나서기가 그렇고 볕이 좀 시든녘에야 나섰다가 다행히 오늘은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와 물도 주고 풀도 뽑고 곁가지를 따내고 손이 열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어릴때 엄마의 농사를 기억해서 하는 것도 있고,그런 가르침은 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절로 보고 깨닫는 것이니 시골살이 하다보면 어른들을 통해 적잖은 것을 터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농사의 신이라고 생각드는 어른들이 너무 많다.속으로 다른 이의 밭을 보면서 감탄의 연속이다.풀 한포기 없는 깨끗한 밭의 농작물을 튼실하고,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으려는 주인의 단호함이 느껴지는 것이 참 무얼하든 결과물을 보면
주인의 심성까지 읽힌다는 것도 신기하다.
나는 곁가지 쫌으로 아는 것인데,그게 또 방아다리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있다는 걸 알았다.방아다리라니? 방아다리약수는 들어봤지만,왜 방아다리의 뜻을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하고는 검색을 하니,방아공이가 두가닥이어서 그렇게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곁순을 따내고,아랫잎도 따내는 일 한번을 했는데도 그사이 또 자라서 한번더 따내고,데쳐서 무쳤다
농삿일은 역시나 부지런해야 가능하다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다 손이 간만큼 결과물이 드러나니까 어설피 할 생각일랑은 접어야 겠다.이왕 심었고,이제는 물어가며 열심히 해봐야지 싶다.
물주고 풀매고 그리고,걸음을 위해 또 나섰다가 만보를 채우고 돌아왔다.이러다 진짜 과로한다는 소리 나겠다
낮엔 덥더니 하늘이 구름으로 덮여서 달도 가렸다
걸음을 멈추고 달이 나오길 기다려봤지만,구름은 걷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