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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을 견디며 산다

정수씨 2017. 6. 18. 02:57





종일 뙤약볕이 드는 베란다 마당에서 심심하다고 우는지 더워서 그러는지 모르지만,저나 나나 말할 상대가 없어 힘들거라 여긴 홍이를 바깥바람 쐬라 문열어주니 자박자박 탐색중이다.홍이는 문을 열려고 하거나 나와서 내가 있는 쪽으로 단박에 날아오거나 하지 않으며 그냥 내주위를 자박자박 걸어다닌다.내가 보이지 않을때는 제일 높다란 곳으로 올라가 방을 기웃거리며 울어댄다.그러면 너무 시끄러워 녀석을 내려다 제 집으로 돌려 보내주게 되는데,종일 자발없이 울어대는 옆집의 새들이나 어느집에서 울어대는 문조,모란앵무는 수다가 심하다.미스테리한 사건으로 기억될 꼬리의 죽음이 있기전 이렇게 더운 날이면 목욕물을 떠주면 물을 끼얹으며 좋아라 하던 꼬리녀석이 떠오르곤 한다.텅빈 집.꼬리가 먹었던 모이통이며 물통이 그대로 있다.녀석은 늘 내가 저에게 관심 가져주길 바래 몸으로 기대며 내 손길을 기다렸고ㅡ 집에서 나오면 어김없이 내 어깨위로 날아왔다.거울앞의 물건들에 관심이 많아 무엇이든 부리로 쪼아대어 아직도 녀석이 쪼아댄 것들은 그대로 흔적이 남아있다.

가고 오지 못하는 길이어서 녀석은 내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