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마음

정수씨 2024. 10. 26. 01:41

 어른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였다

그분들은 이르시길,나이들면 싫고 좋은 것도 맛난것도 그렇게 없더라시던 말씀에 나도 닿는다

맛난 것도 딱히 기억나지 않지만,급작스레 밀려오는 허기에는 언뜻 떠오르는 음식이라는 것이 오늘처럼 축축하고 흐린 저녁엔 뜨끈한 찹쌀새알수제비 같은 것을 후룩후룩 불어가며 떠넣고 싶다는 정도?

좋은 곳은 어딜까 싶어 뒤적이다보면 어느 호젓하고 적막한 암자가 있는 산길이 떠오른다 

가을이 깊어가던 어느해.처음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던 불영사의 어느 전각에 머릴 깎은 비구가 기도에 열심이었다

그보다 더 선배격인 또 한사람의 혼찌검인가? 무어라 두런대는 소리 절집에서 무슨 신내림 같은 것의 반대격인 

어떤 기도를 열준하는듯했던 불영사의 지세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가을인데,그날은 후텁지근했고,모기가 들러붙고,절은 공사중이었다

고즈넉한 그림자가 비친다는 연못은 이상하게 후텁지근한 공기가 들떠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던 기억만 있다

이제 다시 한번더 그곳을 들러보려해도 어쩐지 처음 갔던 단 한번의 기억이 가을임에도 더웠다는 것 때문에 한겨울에도 더울것만 같아서 척척 감겨들던 습도높은 기억만 있어서 선뜻 가보고 싶단 생각은 안나고

그날 무심히 담아온 사진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