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밀랍초
정수씨
2025. 2. 4. 00:20
양봉하는 지인이 만든 밀랍초가 예쁘다
연꽃모양의 초를 여러사람에게 선물했었다
정작 나는 연꽃초를 켜 볼 기회가 없었다
고등어 한손을 얻어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내내 마음에 걸려 걱정이 되었다
큰 숙제를 하나 안고 지내는 하루하루,혹 상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준 사람의 성의를 버릴 수 없으니 생선을 다듬어 구울 일이 아득하기만 했다
생선 만지기 싫어 거의 안먹는데,설령 먹는다해도 미리 다듬어 달래서 가져다가 하거나 냉동상태의 코다리 같은 것 가자미 같은 생선은 냄새가 덜해서 쌀뜨물에 잠시 담궜다가 그대로 조리거나 하면 되었지만
고등어는 다르다.냄새가 얼마나 질긴지
간고등어지만,요즘은 간을 연하게 해서 짜지 않기에 살이 단단하지도 않았다
몸내가득한 생선의 냄새가 내몸안에 깃들어 뒷끝이 아주 오래도록 남았다
추운날 베란다의 창을 열고 환기를 해보아도 냄새는 쉬 빠지지 않는다
촛불을 켜면 냄새가 좀 없어지려나 하고 초를 밝혔더니 아늑했다
밀랍초여서 초냄새가 거의 없고,그을음도 생기지 않고 오직 촛불의 중심만 미미한 바람을 탈 뿐이다
촛농이 가득한 초는 아슬아슬 했고.
고등어 두마리의 냄새는 온 집에 떠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