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사진
밤길.
정수씨
2016. 6. 10. 04:24
밤길은 낯익다
늘 내가 걷는길은 햇볕 쨍한 길이 아닌 서늘한 달빛이 내리는 길이었다
이건 무슨 속깊은 우울인가.사람을 피하며 시선을 피하며 점점 낮게 기어가는 벌레처럼 수그리며 걷는데 익숙했다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면 맏이는 막내가 되고 막내는 맏이의 죄많은 엄마가 되어 미안해하며 다독여야 하는건가
산다는것의 정체는 언제쯤 드러나지는것일까
언제까지 나는 내속엣말을 두고 편하지 않은 친절로 대하는 일에 익숙해야 하는것일까
지겹다.그런 연기
내게 주어진 배역이 주눅들어하는 막내가 아닌 대접받고 받들리기 좋아하는 맏이로 변신하여
맘껏 성질도 부리고 몇년쯤 꼴보기 싫어하며 안보고 지내며 다른동생들과 이마대고 막내흉이나 실컷 보는 그런 맏이를
해볼까.샘은 또 어떤가.동생들의 행복이 곧 나의 질투여서 손바닥이 닳도록 빌어도 그녀가 염원하는 대상의 존재는 늘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못하고 엉뚱한 이들에게나 푸진 복을 부려주는건가 하고 푸념하며 살아볼까.
어지러운 현실.무거운 어깨는 걸음을 멎게 하고.힘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