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벚나무의 이력

정수씨 2020. 2. 5. 02:28



봄이면

 꽃그늘 아래로 지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주어지겠지만,

 말안되게도 오랜 고목의 벚나무뿌리가 보도블럭을 들춘다고 싸그리 베어버린 뒤 다시 벚나무를 심었으나

벚나무라도 같은 품종이 아니라 이번에 심은 것은 뿌리가 그렇게 들고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 했으나

모를 일이다.벚나무의 우람한 그늘이 거의 터널 수준이 되었으나

비리비리한 벚나무가 언제 자라 터널을 이룬단 말인가

그렇거나 말거나 나무가 없는 길은 생각지 못하고,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가련한 나무여

 매연과 소음 취객들의 구토물까지 심지어 정신줄 놔 버린 어느 개남의 용변까지를 받아야 하니

그럼에도 봄마다 화사한 꽃을 피워내고 그늘을 주고 나뭇잎의 단풍을 보여주는 가로수 벚나무 겨울에도 여전히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