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복희씨는 멋쟁이

정수씨 2023. 6. 5. 02:22

무엇이 내게로 이르게 했을까?

 여전히 그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있다.성격이 다정하고,그나이에 센스도 타고 났던 그녀가 짙은 분내를 풍기며 우리모녀를 찾아와 생필품 몇가지를 부려 놓으며 가더니,가끔 날 찾아와 바람도 쏘여 주고 정을 냈었다

그렇게 힘겹게 살아오다 엄마가 떠난뒤 그녀와 함께 떠났던 그녀의 시댁이 있던 곳,수몰지역이 생겨나 멀쩡한 이층집도 모두 물속으로 사라지게 되어 연신 큰 트럭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흙을 실어나르던 곳을 굽이굽이 지나 앞에 큰 산이 버티고 있던 막다른 곳에 있던 마을 삼도봉이라 하던 곳.그녀와 점심을 먹었던 계곡과 그 마을을 흐르던 물을 용케 기억해내고는 두리번 거리다가 올해 여든여덟이라는 어르신이 단정히 차려입고 조상님 묘소를 뵙고 오시는 길이라며 나그네를 맞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이시기에 혹시나 하고 여쭈니 내 기억에 있던 바로 그 마을이란다

운전이 서툴렀던 그녀의 차에 올라 멀미가 날만큼 꼬불대며 올랐던 마을 그땐 그마을을 지나 아득한 곳이 전라북도 인줄 알았다.모퉁이 하나만 돌면 되는 것을 고개만 넘으면 그 유명한 무주구천동으로 가는 것을

이제 그녀의 남편도 퇴직을 하고,전원을 꿈꾸었던 그들부부가 어떻게 이곳에서 그들의 꿈을 좇아 살고 있을까

오해가 아닌,그녀의 허영심이 내게 절연을 하게 아주 마음 상하게 하고도 내게 미안하다는 말을 않았던 그녀지만

가끔은 생각하곤 한다

그녀가 친정에서 가져다 준 제라늄은 그 사이 몇개의 화분으로 늘어나고 또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지고 그랬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