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씨 2024. 3. 13. 01:04

아는 이의 양봉장에 갔더니,주인은 없고 누렁이 두마리 짖어대는데,몇 해를 보면서도 녀석들은 매번 새로운 두려움을 느끼는지 게으르게 짖어대는데.늘 궁금하기도 하던 차에 언젠가 주인은 이웃에서 산책 온 마을 아주머니가 "사장님,개를 좀 씻겨주시지않고?"하기에 "그런 말 할라거든 오지마세요"

라고 대꾸했었다는 말에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일을 아주 잘 하는 사람인데다 깔끔하기까지 한데,어찌하여 개는 지킴이 이상의 정을 안 주는지 모르겠다

동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꽃을 따라 다니며 양봉을 하는지 의아스런 운명이다

그의 일을 돕다가 벌에게 쏘여 응급실로 갔었던 기억이며 손등을 쏘인자리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흉터까지 남겼다

주먹이 얼마나 커졌었는지 붓기가 빠지지 않아 주사를 맞고서 겨우 가라앉았지만,오래도록 가려움증에 시달려야 했던 기억과 손등에 남아있는 벌물린 자국.일기가 좋지 않아서 걱정이라던 그의 부탁을 받고 도와주기는 항상 마음을 다하는 편이라도,단지 그가 가족을 위해 열심하다는 이유와 늘 그닥 큰 성공의 결과물이 나지 않았다는 점

그러면서도 여전히 본업을 위한 곁다리 강의를 통해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중이라는 점은 안쓰러우면서도 그닥 호응하지는 못하는 속마음이라,다만 지켜볼 따름이다.노력을 엉뚱히 쓴다고나할까?

기다리는 동안 냉이를 캤다

봄날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 나물을 캐던 기억을 떠올리며 흙에 깊이 뿌리내린 냉이를 캐내어 꼼꼼하게 씻어낸뒤 한줌의 나물을 무쳐서 저녁을 먹었다

어쩐지 건강해질 것만 같은 느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