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쁜 것

봄 노랑 햇살 바람

정수씨 2025. 5. 1. 02:21

누군가 내게 혼자 진짜 잘 논다고 했다.

당연하지

내공이 얼만데? 수십년 쌓인 내공이 있으니,사람 없이도 혼자서 저 봄볕이랑,노랑의 정점인 민들레 씀바귀님들과 얼마나 즐겁게 놀 수 있는지.알게 뭐야?

여기선 볼 수도 없는 복수초를 기껏 작대기로 가리키며 저기 노랑색 꽃이 있긴 있더라고,그렇게 작대기를 들어 가리키고는

휙 지나쳐가는 사람처럼

밟고 지나는 풀꽃이라고 이쁘다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다면,재미있게 혼자 놀지 못하는 사람들이겠지

씀바귀잎이 나는 잎차례며 저 모양새며 꽃이 될 몽오리며 지고 있는 꽃이며 피고 있는 꽃이며

꽃순간들이 모여 있는 씀바귀에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오전엔 책을 읽다가 울었다

작가의 마음과 내마음이 겹치고,나도 그런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품었던 마음이 그랬으니까.하고.

하루에 사계절이 다 있다는 것 때문에 맘먹고 샀던 싸구려 골덴원피스에 솜씨도 좋지 못한데,꽃을 하나 수놓으려 안간힘 쓰다보니 손가락도 아프고,눈도 따갑고.그래도 미완성의 옷자락에 꽃 하나가 놓이자 무표정의 옷이 화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