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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의 길
정수씨
2020. 4. 6. 02:24
기술의 발전이 당연하기는 할 거였다.
우리나라는 산악국가여서 산을 돌아서 가는 옛길의 방식을 버리고 되도록 이면 곧게 나가는 직선적 삶에 기반한 요즘의 세태가
길을 만드는 것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직진하는 길에 막힌 산을 관통하는 것이 예사여서 버려진 옛길이 넘쳐난다.
고개를 구불구불 오르자면,설마?싶은 전설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그렇게 설마하던 이야기와 함께 고갯마루에 닿곤 한다
고갯마루쯤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휴게소가 있기마련이고,용변을 보거나 멀리 아래를 조망하느라 사람들의 걸음이 분주해지곤 했다
그런 고개들이 이젠 버려진 길이 되어 풀숲에 덮여가고 있다.
터널이 생겨 길을 우회하지 않고도 통과하니 산고개에 있던 휴게소는 황폐해지고 인적이 끊긴 숙박업소는 폐업한 채 거의 흉가처럼 방치되고 있기 십상이다.
낮에서 으시시한데,밤이라면 그렇게 그런 길을 통과하기는 여간한 간담이 아니면 어렵지 않나 싶다.
그렇더라도 옛길을 찾아서 걸어보거나 기웃대는 일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터널이 고개가 자연스런 지역경계가 되어주던 시대 터널을 통과하니 설국이었다.라던 야스나리의 소설의 첫문장이 그렇게 탄생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