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쁜 것

산수국의 길

정수씨 2020. 6. 26. 03:16

수많은 꽃의 미미함을 보완하기 위한 헛꽃이 본꽃 보다 더 도드라진 산수국이 지천이다.

산아래 수국이 자취를 감추고 나면 그제야 다들 혼연히 일어나 피어나는 중인 산수국 지금은 산길 어디서나 적당히 습기만 있으면 은은한 자태를 드러낸다.

눈요기를 거치고서야 비로소 몇날며칠을 두고 가슴에 쌓였던 마음이 좀 흩어지는듯하다.

사람에게 기대지 않아져 이러한 것들을 보고서야 겨우 진정되어지는 것을 보면 자연이 우리를 얼마나 순화시키는지

아이들의 정서교육에 자연보다 더 나은 선생은 없을 것이지만,모두들,꿰맞추기 교육에만 치중하니 정신의 내구성이 있을리 없다는 생각이 스친다.

가난했어도,우린 산과 들로 다니며 스스로 단련되었던 것 같다.

어제 서울행 기차를 기다리며 예전 언니들이 구해다 준 부잣집 아이들이 입던 옷가지 덕에 헐벗지 않고 지냈다는 것

왜 언니들은 새벽열차를 타고 내려 선잠 깨어 그들은 맞았는지를 얘기 했었다

얼마나 힘들었을 그녀는 그래도 그시절이 좋았다고 한다.

부모형제들에게 무언가를 자꾸 해 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도 했다.무조건 충심이라 믿었던 언니도 늘 좀은 가식적인 공주과의 성정을 드러내 보이지만,이제 자신을 그렇게 아껴준 남편도 눈에 넣어두고 마음에 담아야 할 딸아이 하나를 과거형으로만 기억해야 할 추레한 노년으로 가고 있을 뿐이다

자존심이 강한 그녀여서 드러내진 않지만,첫째둘째 언니들보다 더 늙어보이는 모습은 관리가 안되는 탓이다.

건강관리에 좀더 치중하여 다음번엔 더 나은 모습이더라 하는 소식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