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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
정수씨
2023. 10. 19. 01:13
산 그림자 멀리까지 데려갔다
이제 이마가 따끈하던 가을볕도 스러지고 곧 아름다워지기 위한 하늘이 대기중이다
해가 스러지면,물들기 시작한 하늘이 아름다워 숨이 멎을듯한데,해가 진다고 까마귀들은 하늘을 어지러이 난다
가을들이 단풍든 산과 어울려 아름답고 시계가 좋지 않았음에도 멀리까지 바라보이는 곳
단숨에 고도를 높일 수 있어서 계절마다 한번은 오게 되는 곳이다
이제 어느곳이든 가을이 재워져 쓸쓸하기 그지없고,숲은 헐겁게 헐겁게 비우는 중이다
어떤 꽃은 무서리에 지고,용케 서리를 피한 꽃은 가을볕에 오소소 하다
구절초며 산국도 이제 끝물인데,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면,오르지 못할 곳
한때는 산을 오르기 전 초입의 좁다란 마당이 있던 집 한 귀퉁이에 근심처럼 쌓였던 소주병이 산꼭대기의 풍경만큼이나 인상적이어서 돌아와서도 가끔 생각이 나곤 했었다
산더미를 이룬 소주를 들이붓던 이는 누구였을까?그이는 이제 어디로 갔는지 그집이 헐리고 길이 조금 넓혀졌다
마당이 훤히 뵈는 길이어서인지 가림막도 세워졌다
표범을 사냥했다던 사냥꾼이 살았다는 집을 지나고,백년묵은 돌배나무집 담벼락에 고이 말라가던 깜장고무신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삽짝이 없던 그 집에 살던 고무신의 주인도 이제는 안 계시는건 아닌가?
그러고보니 올해는 그 돌배나무의 안부를 묻지 못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