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애증의 기억

정수씨 2024. 11. 27. 00:25

일찍 고향을 떠나 서울로 돈벌러 갔고,갖은 설움 겪으며 평생을 서울사람도 아닌,이곳 사람도 아닌 사람이 되어 살면서

 이제 여든 생을 정리할 때도 됐건만,원망과 애증으로 돌아보는 지난날에 매여 사는 맏언니와는 좋은 시절이 내가 어렸을 때였다.서울구경 하려고 부모님을 떠나 언니들이 있는 곳으로 갔을 때 너무 어린 나를 동생이 아닌 자식처럼 귀여워 해준 시절이 나와 언니의 좋은 시절이었다.그리고,학업과정에서는 늘 학비를 조달할 처지가 못되는 엄마를 대신하여 내게 의지를 꺾고 비난하며 사이가 틀어지기 일쑤였다

그리고,기나긴 간병기를 거치며 우리는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며 지금까지 이어지는데,아마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마음과 그러나 어떤 억지스런 핑계를 끌어와야 하니까 언니들은 서로 연합하여 날 공격하거나 따돌리는 방식으로 내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더했다.어렵게 공부한 나와 배우지 못한 언니들끼리는 서로 접점이 어려워 무조건 자기들이 유리한쪽으로 몰아가는 방식의 대화는 일방적이었다

의무를 다하지 못한데 대한 솔직한 사과도 없이 늘 슬그머니 간병이며 장례식 또 제사까지 떠안겨놓고선 혼자라는 것이 짐을 떠안겨도 마땅한 존재처럼 비친 것인지

한때 첫째와 둘째가 편이 되어 자기네들끼리 날 비웃고 헐뜯다가 둘이 틀어지고 맏언니는 내게 수시로 전화하여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보고하고 공감받기를 원한다

전화를 안 받고 싶지만,언니의 딸과 아들을 또 며느리와 사위를 대신하여 내가 언니의 푸념을 들어주는 것이다

매일 알람처럼 전화하지만,언제 다시 폐기 당할지 모를 내존재감.이곳이 그렇게도 원망스럽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그리운 것인지 이곳에 놀러오라고 하는 소릴 듣고 싶어하지만,섣부른 그말을 하고 싶지 않다.

늘 실컷 대접해주고도 끝이 좋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