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은행잎이 지는 길을 지나
정수씨
2017. 11. 7. 21:51
양씨아저씨네 집에 불이 꺼졌다.가로등 밑이 환해진건 은행잎이 떨어져 노랗게 깔려 있었기 때문인가 한다.
작정하고 나선 길이 아니라,그릇을 가져다 둘 그릇이며,짐이 있는데 미처 챙기지 못해 그냥 들러 지난번 정리하지 못한 그릇을 마저 챙겨넣고 할 참이다.
마을은 늘 조용하고 사람의 기척은 해가 지고도 이내 잠잠 할 뿐.온기를 불어넣는 보일러를 돌려놓고야 엉덩이를 대고 앉는다.
전에는 무서움때문에 서둘러 자릴 뜨곤 했는데,이제는 무서움은 조금씩 물러나고 안정감이 든다.
가끔 그렇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그러나,여전히 그곳은 아픔이 더 많이 새겨진 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