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자미원 역
정수씨
2025. 2. 19. 00:27
산아래서 보면 석축위를 아득히 떠 있는 은하의 길처럼 보이고,막상 올라보면 그냥 높이를 그닥 느끼지 못하는 곳
이곳도 평지처럼 보이는데,이곳의 높이가 앞산의 높이보다 더 높다는 것
그곳에 있었다는 역사에 많은 이들이 타고 오르내리던 곳이었던 시절도 있었겠지 하고
자미원을 검색하면 누군가의 시를 발견하고,더 이 쓸쓸한 역터에 마음이 끌려서 오직 이곳을 바라 먼길을 왔다
국민이라는 말이 참으로 다양한 곳에 장식이 되는 머릿말이 되는 시대여선지 모두가 마음의 고향을 그리는 곳이 이곳이라고 하는지
국민고향이라는 곳이 눈가는 곳마다 새겨져 있다
그럼에도 뜬금없이 이곳에는 적막한 바람소리만 세차게 지나고 내린 눈이 얼어붙고,마침 지나는 기차는 쇠락해가는듯한 몸을 끌고 천천이 터널을 향하여 꼬리를 감추었다
골짜기를 벗어나 직선길을 가노라면,산속에 도시가 나타나고 이제는 드문드문 불빛이 새겨져 있고,한때 목숨을 걸고
지하세계에서 무언가를 캐내야 했던 이들이 다 어디로 가고,도시에서 자신의 꿈이 아닌 한방을 노리고 왔다가 결국은 인생 막장이 되어 떠돈다는 새로운 막장이 화려한 건물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게 떠 있다는 것을 지나는동안 씁쓸하기만 하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사막에 나타난다는 환각의 샘물처럼 정말 있는 것이 아닌듯도 하고
이내 그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불빛이 드문드문 떠 있고,적막하고 오직 산으로만 이어지는 곳
그래서.그 퇴락을 사랑하게 되는 곳이라 자꾸 가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