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찬용오라버니.

정수씨 2011. 12. 22. 00:15

내친구 오빠이자,내겐 잊지못할 도움을 주신분.

찬용오라버니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사는게 아무리 바쁜들 짧은 문자한줄 못쓸까만,이런저런 핑계와 내 삶의 고단함을 전하기 싫다는것이

그 이유였을 거다.일찌감치 오라버니는 동네를 잘 떠났다

읍내로 이사한뒤 그 부부와 가을 드라이브를 한다거나 메뚜기를 잡으러 가던 추억만 내게 남아있다.

그 오라버니는 엄니와 죽어라 고생하던 시절

내가 없는시간에 오두막에 들러 엄마를 뵙고,바람벽에다 튼실한 점퍼한벌과 안에 받쳐입을 폴라티셔츠 한벌을 걸어놓고,

돈 5만원이 든 봉투하나늘 어머니 손에 쥐어주었다했다.

고마움에 목이 메고,오라버니는 그때."길을 걷는 네가 하도 추워보여서.따뜻이 입고 다녀"

그런말로 자신의 선행을 달갑잖은듯 덮었다.

난 잊지 말아야지 반드시 그에게 되갚는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나도 저러고 살아야지,그분이 넉넉하게 사는것도.

행복한 삶을 살아온 분이 더욱 아니기에 난 뼈에 사무치도록 그분을 기억해두었다.

그 고마움을 어찌 말로 다 하겠는가.

문자란것 말이란것은 정작 쓰임이 얼마나 무용하단 말인가.

조잡한 내 문자에 그는 이르길,

"지난시간 다 잊고 행복하게.."라는 말.

어찌 보면, 우리가 무슨 인연이라도 든것처럼 우스꽝스러워지려 했다.

삶의 도처에 그런분들이 숨어 있다는것은 큰 축복이다.

우리에게 멀기만 한 하느님보다 어쩌면,내게 더 가까이 있는 거룩한 존재가 어디 이뿐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