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첫날의 햇살

정수씨 2017. 2. 26. 17:25




암자는 이제 종교적인 의례의 장소는 아닌듯 보였다.부처님은 가련한 얼굴마담처럼 그윽한 미소를 보였지만,성소를 관리하는 아낙은 기웃대는 관광객에게 마구 비질을 해댔었지.사람들은 그 먼곳까지 들러 신령한 바위를 만들어 그곳에 동전을 붙이며 소원합격을 기원하는 정열을 기울이고 있었고,그 고장에서 나는 신기한 돌로 빚은 거북은 머리에 돈을 이고 있었다.몰려든 인파에 시달려 데친 야채가 되어진 보살이라 불리는 그분들은 잡담하며 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고,무례함을 챙겨보는 것보다 한갓지고 느긋한 시간을 누리고 싶다는 요령이 생겨 국물만의 떡국을 시늉만으로 떠넣고 있었다.스님의 자리라는 그 테이블은 눈앞가득 남해를 품고 있는 내가 누릴 수 있었던 최고의 호사였던 눈의 호사를 맘껏 누릴 수 있었다.가본적 없이 듣기만 했던 알기만 했던 그곳이 이젠 단한번의 스침으로 추억하는 장소가 되었고,오래 그리울 곳이 되었다.

 멀미나도록 지겹게 이어지던 차량들.가기도 되돌아 나오기도 힘겹던 곳이었지만,평일의 그곳은 아마도 꾸불꾸불 이어지는 산길을 누릴 수 있으리라.호객하는 갓김치와 막걸리 동동주에 이끌렸지만,낯선곳에서의 두려움 때문에 용케 물러났던 남해,향일암에서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