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학교 가던 길
정수씨
2024. 11. 14. 02:25
오래전 이곳은 길이 자그맣게 나 있었지만,차가 다닐 정도는 아니었다
차가 많이 다니지도 않았었다
세월이 흘러 밭이 있거나 집이 있던 곳이 헐려 길이 나고 곧게 난 길을 따라 은행나무는 자라났다
열매를 싫어해서 가을이 오기전 몇번이나 장비를 동원하여 열매를 두들겨 떨어트리고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은행알은
절로 익어 떨어져 밟혔다
되도록이면 열매를 밟지 않으려 애쓰며 걷지 않는한 열매들은 누군가에 의해 밟혀 터져 있곤 했다
그렇게 열매는 환영받지 못하지만,노랗게 물들 때면 다들 오래된 은행나무를 찾아가 경배하는 것을 본다
나무의 나이 몇백살인 은행나무는 전국에 여러 그루가 자란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백세가 되어 해마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들고 어느날 모든 잎이 한번에 지는 것이 신기했다.한약재로 팔려간다느니 어쩐다거니 하던 우리끼리의 말들이 오갔지만
가을은 은행의 노랑과 단풍의 붉음이 가을답게 물들인다
늦게 잎이 나고 여름에는 그닥 너른 그늘도 드리지 못하다가 가을이면 이렇게 노랗게 물들어 지나는 이들을 술렁이게 하는 것이다.지금 늙은 은행나무에도 조금씩 노랗게 물이 드는 중일지도 모른다.
유명한 어르신나무를 나도 보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