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향일암의 추억
정수씨
2018. 3. 15. 23:26
굳이 그러한 보고를 꼬박꼬박 내게 할 이유가 없건만,
짐작한 사실을 그녀의 입을 통해 듣는다.
환갑의 모퉁이를 돌아선 남녀가 허물없이 만나 하룻밤을 보내보고서야 재혼여부를 정한다더니
무슨 사춘기 소녀도 하지 않을법한 투정을 방패삼아 내세워 그녀에게 잔뜩 기울어진 기운빠진 남자를 내치고 말았다는 후일담이다.
그남자.그녀의 꼬리를 모르고,한껏 포장된 겉모습에 또 그녀의 이력에만 경도되어 한껏 기울었다.먼거리의 운전을 마다하지 않았고,
매일 전화로 서로 인사하는 과정은 청춘남녀 못지 않았다.
그만하면 평범한 노년을 함께 할 수 있을텐데.강한 끌림을 주장하는 그녀가 턱없다.
나이가 그만한 사람이 이제 서로 양보하고 어느정도는 타협하여 절충하는 것으로 살아가기도 하건만
욕심이 하늘에 닿는 그녀가 과연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친다한들,희생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그녀가
그연배에 무엇이든 섬김만 받아오던 이땅의 고루한 남정네를 보필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다.
입으로는 결혼해야 된다고 외지만,두번의 이혼도 쉽지 않은 일인데,다시 세번의 결혼을 꿈꾼다고 세번의 결혼은 여전히 진행중인데
그 먼곳까지 갔다가 내가 주워섬긴 향일암이나 금산,그도 아니면 지심도의 동백이라도 보고 올 것이지.
운전연수를 간것도 아닌데 후딱 돌아왔다니.좀은 이해하기 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