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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지난 봄우리가 만났던 여름과 봄의 교차로금오산에 오르면 오리배를 타는 곳 지금도 오리배가 다니는지 모르겠다오리배는 낡아서 한쪽에 대져 있었고 행락객이 내지르는 고함소릴 들으며 지나야 했던 놀이시설도 여전히 작동하는지는 모르겠다사람 번잡한 것이 싫어서 낮에 잘 안 나다니다 보니 이렇게 수려한 풍경조차 모르고 살았더라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건만 더보기
바람의 길 한옥의 구조가 특별해서 아쉬운 점은 단열 문제인데 겨울에 춥다는 사실 때문에 한옥 자체가 아니라 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중의 하나가 된다그런데 여름에도 그럴까?여름엔 물론 더울 땐 어디에도 덥다 이런 곳은 주거용이 아니니 더 대책없이 건물의 구조자체로 견뎌야 할 계절인데여름엔 창이 사방을 트고 바람을 모두 지나게 하여 대청에 앉으면 그 자체의 눈도 시월해질 지경이다계절이 지나는 것이 한눈에 드는 마루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라 이런 공간자체로도 너무 시원하고또한 자연스레 교육이 이뤄질 것 같다바람을 지나게 하는 구조 어디서던 바람의 들고날 길이 되어주는 집이제 가을이면 더 시원하다못해 선득해질런지 모르겠다보름달이 떠 올라야 할 밤에 달을 가린 구름은 결국 낮부터 비를 내렸다가을비가 필요한 시기에.. 더보기
구름속에 비가 내리지 않을까 싶은 날이 그래도 낮엔 더웠다 종일 대여섯시간을 불 앞에 서 있는 동안 어둠이 왔고 어두워지자 어디선가 자꾸만 날아와 뜯어대는 모기들옛집은 온통 모기들이 극성 부리는 곳바로 봉창아래가 텃밭이라 풀더미에 숨은 모기들이 어찌나 극성맞은지 모기등쌀에 못 견딜 지경일 즈음지짐질이 끝나고 사이사이 설거지를 함께 했기에 모든 뒷정리마저 다 끝이 났다상에 덮개를 깔고 미리 자릴 잡아놓고 돌아오는데 달이 어디로 사라졌나 살피는 중구름이 넓게 펴져 있고, 그 구름속 어디엔가 달이 숨었을 것 같다내일은 아침 일찍 깨어 밥을 지어 올리고 오후엔 산에 잠시 다녀와 이번 추석일정도 온전히 끝 맺을 수 있을 것이다선물 전달도 끝나고 더보기
경주 누구의 글씨 일까?광화문이라 쓴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체도 같고경주에 가려면 지나야 하는 곳경주스런 나들목토함산을 올라야 닿던 감은사가 아니라 이젠 관통하는 감은사가 되도록 나는 토함산도 감은사도 오래도록 못 가보았네토함산에서 일출을 보려고 너무 추웠던 날모두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산꼭대기로 버스로 이동했던 기억여전히 연말이면 그런 해사를 할 것도 같다경주에는 둘러볼 곳이 많아서 천천히 오래도록 보면 좋겠다 더보기
가을바람 이상하게 게으르게 또는 회피하듯 에두르며일단은 선물로 인사를 드릴 곳을 찾아뵙고 시장조사겸 한바퀴를 돌아 내일 본격적인 장보기를 하고미리 재료손질 후 모레 빨리 해치운다는 계획이다바람이 부는 저녁하늘이 흐려지다 구름이 가득인데 바람이 구름을 흩버리는 구름사이사이 드러나는 저녁놀이 멋지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가벼워지는 바람둥글어지는 달가을이 왔다누군가는 알밤을 주웠다 더보기
만대루의 계단 병산서원의 모든 목재가 너무 아름답다특히 계단이 보수중인지 원래의 계단이 아니라 임시로 해 놓은듯한데아쉬움에 다음을 기약하게 했다바람의 간이 딱 좋은 요즘 같은 계절이면 저기 툇마루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람의 결을 따라가 보는 것도 괜찮을텐데이런 시답잖은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장 닥친 명절을 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 내겐 굴레이자 내 스스로 진 숙제다언제쯤 멈출지 모르겠지만한번 해보는 것이 어느덧 내 스무살부터였으니 몇해가 되었나? 더보기
취향 나이드니 어려서 몰랐던 사실 무개념의 시절에 놓친 것들을 찾아나섰다고 그중 하나가 몇번이고 다시 보아야지 하던 감은사지를 둘러보았노라는 얘길 하니까 어제 만났던 그분도언니가 경주에 살고 있어서 수시로 이곳을 찾는다 했다부러 해거름에 왔다가 해질녘의 감은사 보렸더니 너무 더워서 적당히 물러났노라는 내 얘기끝에 나는 달밤에도 와 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분도 그렇다고 하셨다바로위의 언니와 같은 나인데, 어쩜 그리도 다르게 살 수 있을까?용감하게 이혼도 하고, 두 아일 훌륭히 키워 그중 하나를 장가 보내던 날 사돈되는 분이 훌륭히 키운 청년을 사위로 주셔서 감사하고너무 고생 많으셨다는 말에 너무 많이 울었노라고 했다성격이 모나지도 않고 자신이 살아온 이력이 녹녹하지 않았을텐데, 전혀 그런 티를 안 내는 여인은 .. 더보기
시호재 이름도 심장한 시호재는 시간이 걸려 있는 화살이란다묘하게 인연.아름다운 공간에 사람이 모여드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겠지만,지극히 자연스런 곳을 좋아해서 아무리 아름다운 건축이라 해도원 공간의 이력을 보아온 사람으로선 이곳이 아주 오래전 시골아이들이 운동장을 달리고 플라타너스나무가 운동장에 고목으로 서 있던 곳이었던 시절한갓진 시골 초등학교를 들러 가만히 그네도 타보고 시이소도 탔던 기억 때문에 어느결에 인구절벽의 시대로 접어든 우리는 더이상 아이들이 들지 않는 학교가 용도를 여러번 바꿔가며 사용하다 드디어 이렇게 재탄생 되었단 걸 나만 몰랐다매번 거창한 카페를 뜬금없이 마주칠 때면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을 스칠 뿐 나와는 별반 상관 없는 공간이라 여겼다오늘은 나도 모르는 이곳을 인근에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