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위기와 기회 위기는 기회라 하지만, 기회까지는 아니고, 위기와 재앙이 닥치니 주변을 다시 보게 되기는 하다사람들 대부분은 어차피 이기적존재여서 자신의 기준으로 행불행을 느낄 뿐상대를 위해 얼만큼 공감해주느냐의 문제는 나이들수록 더 인색하게 구는 것인지 같은 주제로 반복적인 하소연을 듣다보면 피로감이 들기는 하겠지만, 저들이 내게 그런식의 하소연을 할 때면 나는 얼마든지 들어주었다귀와 마음을 열어주기만 하는 것을 내 얼마든지 들어주겠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인데해결을 바라는 것이 아닌 들어주기라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텐데내가 하소연 한 일들을 일회적으로 스치듯 듣고는 흘려버린 뒤 자신에게 일어난 즐거움을 자랑하는 것은 너무 아니다 싶어본디 그런 친구라 아주 안보면 궁금하기는 하겠으나, 그리워서 보고 싶어지지는 않.. 더보기 일상 일상의 소중함은 이전에도 느꼈었고, 나는 기쁨의 날을 바라는 대신 아무것도 아닌 날이 이어지길 바랐다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지속그러나, 아랫층 놈이 이사오고 제놈의 이상한 요구를 무시했다는 이유가 아마도 이토록 치닫는 지도 모르겠다이젠 멎지 못하는 녀석의 악행일상적 생활소음 것도 내 발걸음을 두고 슬리퍼를 걸고, 소음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얘길 주저리주저리 늘어놨지만나는 그렇게 큰 소리로 걷지도 않았을뿐더러 녀석의 요구는 턱없고 관리소장에게 전화를 받고 나도 너무 불쾌해지기 시작하던 중 내가 제 요구에 반응이 없자, 녀석은 소음기구를 작동하여 제 분노에 복수를 시작한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이건 단순 분노가 아니다.소리가 없는 새벽이며 아무도 없는 집에다 대고도 소음기를 쏘아대니 말이다지옥판관처럼 제 녀석의 기.. 더보기 마구령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이나 돌아서 도착하던 곳백두대간의 디딤돌처럼 고개는 걸려있고, 이곳은 이전의 고치령을 거쳐 닿는 곳이다한낮에도 숲길은 울창한 터널을 이루어 어두컴컴하고 볕이 닿지 못한 숲에는 아름다운 꽃이 사철 피어나는 곳이다졸졸 흐르는 계곡이 조심스러운 곳 자그마한 폭포도 수없이 이어지고 산짐승들이 놀라서 소리지르며 숲으로 사라지곤 하는 장면을 마주치던 곳인데, 이제는 터널이 뚫려 소백산맥을 관통하게 되어 마구령 구개를 힘겹게 오를 일은 없겠다터널이 뚫리고 이곳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하니 걸어서야 고갯마루의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차로는 더이상 못 가는 곳이 되었다영춘이라는 어여쁜 이름을 지닌 산골과 영주로 이어지던 곳인데이제는 모두 추억일 뿐이다 더보기 그릇은 큰게 한번 먹고 치우게 아주 조금만 하자고 생각하고는 늘 재료를 준비하다보면 끓어넘치려 해서 결국은 하나를 쓰면 될 것을두개의 용기를 버리게 된다사람의 용량도 저러했을까 용기는 모자라는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하다 끓어넘치고 대략난감의 순간이 올까?나쁜일이 영 나쁜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니어서 이 일로 인해 내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위로하는 방식이나 위로의 유지기간 또 그들의 태도 같은 것을 유심히 보게 되었고 이참에 내가 지울 사람이 여럿 생겨났고내게 닥친 일이 내 정신을 얼마나 단련할지도 궁금하다내가 지치는가 이 아랫놈이 지치는가 지켜볼 요량인데, 다행인게 그러고보니 많다아랫놈 저는 번듯한 직업인 교사직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쓸테니 내게 함부로 하진 못할 것이고가식적으로 좋은이웃운운 해대며 어지간히 아량.. 더보기 지나간다 어떤 순간도 순간일 뿐지나기 마련이다그러니 살아지는 것이고, 행복한 날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불행의 연속이 된다면 살아갈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내가 충분히 선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늘 가진 것은 비록 없지만 주변인들에게 내가 바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바치자는 사람으로 살았으나얼토당토 않은 인연이 이렇게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갈굼질을 당하고 있다직업이 선생이니 학교에서 흔히들 벌어진다는 왕따나 갈굼을 선생이라는 작자도 하는 모양이다 싶고아이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내게 푸는 것일까 갖은 짐작으로 이해하려 하지만인간으로 할 수 있는 최악의 행위를 멈추지 않고 표정이 말갛게 본인은 자신의 일상을 살고 웃고 행복해하는 듯하다배 고프면 음식을 배달시켜 들이고, 주말이면 들앉아서 또 소음에 본격적으로.. 더보기 하늘 하늘을 보아도 위로받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놈은 매일매일 그악스럽고도 집요하고 게다가 성실하게 내 정신세계를 휘젓느라 무던히도 노력한다불협화음을 빗소리에 섞여 울려오니 여간한 사람이 아니고는 잠들 수가 없다밤새 그러고도 모자라 이른아침에도 더 난리를 부린다싶어 출근하지 않는 날인가 했다어젠 놈이 꼬투리 잡지 못하게 그러나, 제놈임을 알 문구를 적어 현관에 붙였더니 그 분노를 밤새 불협화음으로 풀었다복수와 미친짓이 멈추지 않고 나는 영혼이 털려 멍하게 사람이 이상히 변해가고 있다이놈이 온지가 여름이니 넉달째다 처음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어디에서 이 이상한 소리가 자꾸만 들려오나 새벽마다 소릴 들으며 찾아보려 했고, 내게 제 딴은 경고장이라 생각했던 쪽지에도 무반응이었던 것을 괘씸히 여겨 끝까지 나랑 해보.. 더보기 마루 서원의 작은 강당으로 쓰였던 대청마루에서는 늘어지게 낮잠이라도 한번 자보고 싶어진다나무의 모양대로 그대로 짜맞춘 마루가 너무 예뻐서 일어나기가 싫다마침 시월인데도 뜨겁고 그늘 한점 없는 야외는 또 두 공주님께서 그을리지 않을거니까 미적대며 몇곳을 둘러보곤 역시나 사진 찍고 여자들은 카페나들이를 좋아해서 곧장그런 카페를 찾아내어 그곳에 머물며 수다하기 좋아한다나는 둘러보고 앉아보고 오래도록 마루를 쓰다듬었다 더보기 은행나무 그러고보니 궁금하다내가 다녔던 여고에도 백살이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을 것이다뿐인가 백년이 넘은 학교여서 나무어르신들도 그만큼 연세가 지긋하실 것 같다특이하게 생겨서 그렇지 내가 본 이보다 더 어르신 나무를 많이 알고 있다멋지기도 하고, 뒤틀린 형태여서 수난의 시절이 있었던가도 짚어보게 된다몰랐지만, 대충의 사연은 잘 들어서 알고 있는 친구의 친구여서 생소하진 않았다우리는 어색하지 않게 만나서 서로 이야기하고 밥 먹고 하루종일 시간가는 줄 몰랐다슬픔이 하도 커 우울하게만 보냈다는 그녀도 웃고 즐거워 보였다강해서 잘 적응하게 보인다만, 아직은 떠난 사람의 추억이 너무 많으니까 다른 이들이 새겨질 여백이 없어보이긴 하다 더보기 이전 1 2 3 4 ··· 4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