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취향 나이드니 어려서 몰랐던 사실 무개념의 시절에 놓친 것들을 찾아나섰다고 그중 하나가 몇번이고 다시 보아야지 하던 감은사지를 둘러보았노라는 얘길 하니까 어제 만났던 그분도언니가 경주에 살고 있어서 수시로 이곳을 찾는다 했다부러 해거름에 왔다가 해질녘의 감은사 보렸더니 너무 더워서 적당히 물러났노라는 내 얘기끝에 나는 달밤에도 와 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분도 그렇다고 하셨다바로위의 언니와 같은 나인데, 어쩜 그리도 다르게 살 수 있을까?용감하게 이혼도 하고, 두 아일 훌륭히 키워 그중 하나를 장가 보내던 날 사돈되는 분이 훌륭히 키운 청년을 사위로 주셔서 감사하고너무 고생 많으셨다는 말에 너무 많이 울었노라고 했다성격이 모나지도 않고 자신이 살아온 이력이 녹녹하지 않았을텐데, 전혀 그런 티를 안 내는 여인은 .. 더보기
시호재 이름도 심장한 시호재는 시간이 걸려 있는 화살이란다묘하게 인연.아름다운 공간에 사람이 모여드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겠지만,지극히 자연스런 곳을 좋아해서 아무리 아름다운 건축이라 해도원 공간의 이력을 보아온 사람으로선 이곳이 아주 오래전 시골아이들이 운동장을 달리고 플라타너스나무가 운동장에 고목으로 서 있던 곳이었던 시절한갓진 시골 초등학교를 들러 가만히 그네도 타보고 시이소도 탔던 기억 때문에 어느결에 인구절벽의 시대로 접어든 우리는 더이상 아이들이 들지 않는 학교가 용도를 여러번 바꿔가며 사용하다 드디어 이렇게 재탄생 되었단 걸 나만 몰랐다매번 거창한 카페를 뜬금없이 마주칠 때면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을 스칠 뿐 나와는 별반 상관 없는 공간이라 여겼다오늘은 나도 모르는 이곳을 인근에 사.. 더보기
백두대간 이 곳에서 고개를 내리면 지도에서나 오른 지명 전라도로 넘어가는 고개다경상도에서 전라로 가는 길이 여러갈래지만, 특히 경계지역인 김천에서 전라로 넘어가는 길 나제통문을 지나가는 길삼도봉을 넘으려면 부항댐으로 하여 부항령을 지나거나 지례로 하여 쭈욱 올라 방향을 우로 틀어 산을 느슨히 오르면 시야는 자꾸만 버리고 온 가야산이며 수도산 쪽의 연잇는 봉우리들이 눈에 들고 산길을 다 오르면 이렇게 시원한 고갯마루에 도착한다고갯마루 왼쪽엔 대덕산으로 오르는 입구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부항령이나 삼도봉으로 가는 백두대간 길로 접어들 수 있는데오늘은 백두대간 갈림길 까지만 다녀왔다오르내림이 있는 길이고 밋밋하고 조망이 거의 없는 길이라 별 재미는 없었다나무가 비탈을 따라 촘촘히 자라고 있어서 바람도 인색한 길이었다그.. 더보기
산책 이제 덧옷을 입어도 좋을 밤이다 여름이면 츱츱한 습기를 못 이겨 하수구가 노출된 이 옆길이 몹시 더웠다봄가을 인근의 논이 습지가 되어 버드나무숲이 된 곳에서 많은 짐승들의 울음소릴 들었고, 한때는 외양간이 있던 곳이 지금은들어올려진 땅이 되었다길 아래 있던 땅이 팔리자 땅을 사들인 사람이 흙으로 땅높이를 길에 맞춰 언젠가 집을 지을 요량인지 지금은 조경수와 석재로 땅을 다지는 중인듯한데, 초저녁엔 마을할매들이 산책하러 나왔다가 걸터앉아 쉬기도 하는 너럭바위며 누군가 갖다놓은 의자들이 다들 걸음을 잘 못 걷는 분들에게 쉬는 곳이 되는 모양이다생활하수가 흘러가며 절로 걸러지는지 물은 의외로 맑아서 제법 씨알 굵은 미꾸라지가 보였다부러 미꾸라지를 들여다보러 오기도 했는데, 담장공사를 하고난 후부터 파헤쳐진 도.. 더보기
혼자 다시 봐도 내가 대견하다 이 나이가 아니어도 여자 혼자서 이 큰 산을 걸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내 두 다리가 아직은 문제 없고, 똑바로 걷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걸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힘이 되어준다면, 오래 걸어야 하니까 좋은신발이 아니어도 발이 편한 신발을 신으면 훨씬 수월한 등산이 될 것이다가을이 오니 다시 산이 그리워진다얼마든지 오를 수 있는데.. 남모르는 이들과 우르르 어울려 다니기는 싫고, 이래저래 형편이 여의치 않다내가 운전만 능란하다면 설악이든 지리산이든 맘껏 오를텐데 더보기
가을 한낮엔 늦매미 차르르 울었다 누군가는 이 한낮의 짧은더위를 못 견뎌 다시 에어컨을 돌리는 사람이 있다저녁산책을 나가다가 흘깃 실외기 울리는 소리를 올려다보았다어쩌면 이맘때가 두 계절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나쁘지 않다는 마음이 든다저녁산책을 다녀왔다하루치 운동은 너무 부족하지만 종일 문밖을 안나가고 지내다가 잠시라도 바깥바람을 쐬니 한결 낫다 더보기
영천 옥간정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으나, 도로 바로옆 보현산으로 드는 초입에 있는 정자여서 늘 휘릭 지날 수밖에 없던 곳인데올해는 정자의 멋드러진 지붕이 아름다워 들여다보려고 기웃대었다나무로 지어진 아담한 정자는 예의 그대로 계곡에 발을 담그듯 물가에 아스라히 서 있다관리가 되어지긴 하지만, 어쩌다 기웃대는 나그네들이나 무성의하게 지나고선 또 인터넷에서 따온 그나마 그게 어느정도 진정성이 있는 정보라면 이해하겠지만, 내 느낌은 거의 쓰레기같은 정보를 주워담듯 주워대고 있다정작 영천시에서도 별 무관심 그런 이들이 영천시를 홍보하는 블로거들이라나?정자도 아담하지만, 노거수에 관심이 있어서 접근하다보니 오래 이곳에 살고 계신 저 향나무를 정자와 배경으로 참 인상깊었다는 기억으로 담는다올해는 가물어서 계곡은 겨우 명맥만 유.. 더보기
일상 힘든 일 하나를 끝낼 때면 생각한다기쁜 일이건, 그렇지 않은 일이건 내겐 중요한 일이 아니며 그냥 아무 일도 없는 보통의 날이 내겐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그래서, 매번 기도하게 된다그냥 아무일 없는 일상을 살아가게 해주십사고..이장네 집이 헐린 자리에 엉거주춤 들어선 분이언니네 꽃밭이 지금은 거의 풀밭이 되었다처음엔 꽃이나 울타리가 될 사철나무를 심고 나름 꾸민다고 신경을 쓰더니 무엇보다 인내력이나 꾸준함이 부족한 사람에겐항용 그렇듯 심드렁해지고 이제까지 살아온대로 그들의 마당이나 꽃밭이어야 할 곳은 풀밭으로 돌아갔다집이 헐린 이장네는 새집을 지어 살다가 그 이장마저 이 세상에서 지워졌으니 그들부부가 젊어서 이곳으로 살러왔던 아득한 시절이 떠오른다너무 노력하던 사람들이라,공부랍시고 마냥 들앉지 못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