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나간 시절 내게 맛난 장으로 맛깔스레 무쳐낼 나물은 있으나, 다디단 장이 없어서 늘 원재료인 나물의 맛을 못 살리고여러해의 봄을 보냈다봄이면 산에 들에 나물이 지천이어도 그 나물을 뜯는 이들도 드물고 나처럼 옛날을 추억하여 땅을 헤집거나산을 헤매며 섣불리 나물채취에 재미를 붙인 사람이나 있지요즘의 대세는 기승전결 고기 아니던가아이들은 상추를 쌈장으로 싸먹는 야채가 아니라, 고기를 먹기 위한 수단으로만 알고 있을 정도다언니의 아들도 상추만 씻어 놓으면 고기는? 이라고 고기를 찾는다해서 처음엔 웃었다 그러나, 내 친구들의 아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단다대부분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혼자 마당에서 아침부터 고기를 굽는 열정까지도 불사하는 아들도 있다니고기 굽는 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서 냄새 풍기는 일은 거의 없거니.. 더보기 투구꽃 이른 봄그러니까 겨울과 봄의 경계에 피는 꽃은 대부분이 흰색이거나 여린 분홍이거나 보라 드물게 노랑도 있지만가을꽃은 보라가 많은 것 같다가을꽃 대표라면 옛날엔 코스모스 였으나, 지금은 코스모스를 계절과 무관하게 볼 수 있는데, 모양도 다양하고 색도 다양해서 코스모스의 자연스런 어여쁨이 없다분홍과 흰색 어쩌다 짙은 분홍 삼색이었던 예전의 코스모스가 드물지만 그렇게 다른 색을 섞어 너무 어마어마하게 꽃을 심어 가꾸어 놓은 곳을 또 코스모스 성지라 하고 오직 사진을 찍기 위해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꽃길의 대부분이 사진찍으려는 이들에 의해 짓밟히고 꽃밭 안으로 길이 나고 주인 따라온 개와 새도 보았다코스모스 좋아해서 한번은 보고 싶어서 지난해 코스모스를 보러 갔었지만한번으로 족하다그냥 자연스레 피고 지는.. 더보기 백두대간 죽령 이야기 좋아하는 우리는 또 이곳을 지나면 한양으로 간 선비들이 과거에서 죽죽 미끄러진다고 피하고 부러 문경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래도 소백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이곳을 통과하여 오르는 길이 있으니 등산객이나 부러 옛길 정취를 찾아 오르는 이들이나 지나는 느림의 고개가 되었다이 사진도 몇년전의 사진이고 지금은 더 달라졌을 것이다시간이 넉넉한 여정이 아니라 그냥 길가에서 바로 들어가 걸을 수 있는 길을 따라 산길을 삼십여분 걸어본 것이 고작이지만이 고갯길을 올라 내려서면 대강면으로 이어지는 충청도여서 길을 따라 단양이며 제천으로 영월로 이어지는 길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소백산을 오르고 싶지만, 여전히 기회가 없고 기회가 없음을 이제는 인연으로 헤아리고는 인연이 있으면 오를 날도 오겠거니 여기게 되었.. 더보기 가을 풍경 언뜻 적막한 풍경이다가을까지는 아직 여정이 남았는지 낮이면 여름의 가벼운 더위가 끼쳐오고 저녁을 지나 밤이오면이제 비로소 가을이 온다비는 오지 않고 비가 꼭 올락말락 하늘이 잔뜩 흐렸다가 걷히기를 반복하는 날이라달이 선뜻 환하게 비치지 않고 추석을 보냈는데도 여전히 달이 환하게 느껴지진 않았다가을걷이가 시작되었는지 오래도록 이어지는 탈곡하는 소리 낮처럼 밝혀진 불빛 기계소리가 요란하다나가서도 들어와도 소리의 지옥을 견뎌야 할 올해인가?아랫층 녀석은 오늘은 어쩐일로 소리를 내지 않으니 처음으로 소리 없는 밤을 보낼 수 있을까? 더보기 요렇게나 이쁜 이름도 예뻐서앵초커다래서 큰앵초넘 예뻤던 봄날이 지나 이제는 가을로 드는 중이다너른 들판이 온통 황금빛이라 알록달록한 들판을 하늘에서 본다면 얼마나 멋질까도 생각했다어젠 잠깐 황금들을 지났고 어설피 익어가는 홍시도 보았다익어서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다 도토리묵 도전을 또 해볼까 싶어지기도 했다힘든 한해였으나, 나름 잘 지나와 다행이고 감사했다추석음식은 거의 다 먹었고, 부침개만 좀 남았다데우면 금방 한 것만큼은 아니어도 그럭저럭 먹을만해서 한끼로 충분했다 더보기 이우는 달 ㅎㅎㅎ도망가려는 저 달도 지우지 못한다흐릿해서 환하지 않은 달밤그래도 엷은 구름을 쓰고 나타났으니 반가움에 어제도 오늘도 달마중 나왔다이상한 母子 때문에 나는 몇달을 신경쇠약에 시달릴 지경이나, 사람이 그 행동으로 인해 증오받아야 한다면그런 마음이 드는 나도 너무 슬퍼겠어서 누군가를 집약적으로 미워하지는 못하겠다사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싫은 젊은이가 허름해서 구조상 위아래 일상소음이 들려오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온갖 난장을 피우며 한달이나 맵시를 낸 집으로 이사를 한 젊은놈이 벼라별 트집을 잡더니 급기야는 소리공격을 시작하였다그런줄도 모르고 안나던 이상한 소리가 매일 이어지는 것을 몇달째 참고 있었다출근하면서는 소리기계를 높여두고 나가서 아무리 소리를 고의적으로 쏘아올린다해도 일정부분 그렇게도 예민하다는 저.. 더보기 달 젖은 달이 떴다가 흐릿하게 떴다가그리고 어딜 흐르는지?당일날은 비가 내렸고, 이후에도 날이 줄곧 흐려서 달을 제대로 못 보았던 것인데달이 보려는 사람에겐 잠시 얼굴을 내밀어주어 달이 떴구나 싶다그렇다고 소원을 달에게 빌지는 않았다다만, 달에게 비는 노래 라던가? 그런 음악이 떠올랐다가을로 드는 풍경이 확연해서 나무는 수척해지고 풀은 더이상 그 왕성한 기력을 꺾고 말았구나 싶은 이제부터 가을이야 하고선언하는 것이 추석이 지나고부터 이다명절이 무탈히 지났고, 친구는 내가 무슨 종갓집도 아닌데 혼자서 무얼 그리도 집착하고 챙기는가 친정이고 시댁이고 제사 안 지내기로 하고 안 지내도 아무일 없더라 하고 힘든 날 자꾸 욱대겼다그러나, 나는 예전에 엄마를 끝까지 놓지 못해 먹이고 비워내고 씻기던 시절처럼 이제는 그.. 더보기 금오산 지난 봄우리가 만났던 여름과 봄의 교차로금오산에 오르면 오리배를 타는 곳 지금도 오리배가 다니는지 모르겠다오리배는 낡아서 한쪽에 대져 있었고 행락객이 내지르는 고함소릴 들으며 지나야 했던 놀이시설도 여전히 작동하는지는 모르겠다사람 번잡한 것이 싫어서 낮에 잘 안 나다니다 보니 이렇게 수려한 풍경조차 모르고 살았더라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건만 더보기 이전 1 2 3 4 ··· 4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