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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한때는 요리조리 돌아서도 늘 같은 곳으로 돌아간다는 그리니치빌리지처럼 우리마을도 샛길로 가는 길어 여럿이었다만지금은 괴괴하다빈집사이로 검은 아가리처럼 뚫린 구멍 같기도 하고,내 밭으로 가려면 저 길로도 바로지만원래는 오른쪽 저 집의 노인부부의 작은 아들이 땅을 샀고,그 땅위의 허름한 건물을 헐어서 밭이 되었다가 살뜰히도 거두더니,이제 허물처럼 남겨진 집에는 그들이 사용하던 농기구며 살뜰히 가꾸던 꽃밭이며 지금 내가 가꾸는 밭이며묵정밭이 되었다가 내가 그 묵정을 일구어 밭의 모양을 한다만..양씨아저씨네 집은 원래 성격이 별로였던 어떤 가족이 살던 집을 내 친구네가 살다가 아버지가 젊은나이에 불현듯 돌아가시자 저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를 했지.그리고,주인이 바꼈다아이들이 다 자란 뒤 양씨아저씨네는 이 집을.. 더보기
잠깐은 좋을 더없이 아름답지만살라고 하면,못 살것같다일단,어두운 밤을 못 견디겠어서 문밖을 나가지 못할것이고 띄엄띄엄 집 한채씩 어쩌나?위험해도 도와달라고 할 사람이 없고,도우러 온들,접근성 떨어지는 곳으로 구원자가 온다해도아마 위험상황은 별 소용이 없을 것 같고그러나,이건 외지인으로 느끼는 표면적인 시선일 것이다어딘들 사람이 사는 곳이면 못 살 리 없고,사람사는 모습 다 비슷하겠지이 산중에 무슨 위험이 날로 생겨날 것이며,도시에든,산골에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는 법아침 눈뜨면 만나지는 풍경이 저리만 되어도 모든 날 선 마음이 다 뭉툭해지지 않을까?몇날의 숙제가 끝났다너무 더워서 숨 쉬는 것도 힘들었다생리식염을 먹고 하루를 견뎠다아버지는 좋아라 하셨을까? 막내딸이 이렇게도 힘들어 하는 상을 받으시며 무거운 숙.. 더보기
엽기적 수난중의 예수도 아닌데,늘 내 혈육들에게선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의무자로만 지내고 타인이 내 생일을 챙기는 웃픈 상황이 매번 너무 민망해서 얼떨결에 따라갔던 장어집에서 기름진 식사와 봉투까지 챙겨받고는너무 힘에 겨워 잠을 이룰 수가 없다아버지기일이 겹쳐서 평생을 내 생일을 챙길 사람도 없지만,그럴 수도 없는 날이 되어서 무덤덤히 지나왔건만나이 대접하느라고,부러 먼길을 나서서 한끼를 대접받고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스쳤다이것저것 장보고 또 미리 정리하고 준비하느라 끼닐 챙길 수도 없겠다하고는 쑥떡 한팩을 샀다가 못 먹었다열개쯤의 조각들이 들어있는 떡을 이 새벽에 우걱우것 씹으며 많은 생각을 한다기름진 장어는 사실 별 맛을 모르겠고,머리로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먹는다는 말만 기억났다별스러운 끼.. 더보기
오늘은 감사 비록 하루하루는 비감의 순간이 더러 찾아와 마음을 기댈 데가 없이 허느적이더라도,날 낳아주신 덕에 이렇게 또 아름다운 계절을 누리는 것이려니 싶으면 너무나 감사하다내 생일이 한바퀴를 돌아 예전 같으면 크게 잔치를 열고 어쩌고 했을테지만,가족은 커녕 혼자 남아서 가족들의 기념일이나 챙기는 처지가 한숨이 날 때도 있다내 생일 다음날이 아버지기일 이기 때문에 기억하려고 들면 못 기억할 수도 없는 날이기도 하고,내가 이제껏 자기네들의 기념일을 챙겨온 것을 생각하더라도 내 생일을 기억하기도 하련만,그런 기대를 버려야 할 언니들어쩌랴,이제껏 그리 살아온 것을..나는 이렇게 여름드는 시기에 아버지의 기일을 보내고나면 하나의 짐을 덜고또 다음달이면 여름더위의 절정에 이르러 엄마의 기일을 맞고 보내면 녹초가 되는데도 어.. 더보기
숲길 언뜻언뜻 지나면서 속을 들여다볼 때와 직접 걸어볼 때가 상당히 다르다경사가 가파른 산이라 촘촘한 나무들이 비탈에 아슬아슬 자리하고 어쩐지 날벌레들이 뗴로 달려들것도 같은 음침한 길이어서 선뜻 걸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으며,이 숲에 뭔? 싶은 휴양림이라는 이름으로 투숙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는데이런 숲에서 하루쯤 묵어가도 충분한 쉼이 되겠구나 싶다한무리의 초로의 여인들이 왁짜한 수다를 풀며 지나쳐가고 그들이 묵을 건물이 어디쯤인지 몰라도 이제 나이든 여자들끼리의 여행이 너무 흔해져서 남자들은 그들끼리 무리짓고 여자들은 또 그들끼리 무리짓는 것을 보면어릴적의 그때로 돌아가 편하게 하루쯤 보내는 그런 시간을 좋아라하는구나 싶다어디 집을 떠나 잠을 자고 돌아오는 일이면,너무 싫어해서 아무리 늦.. 더보기
어쩌나?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내 생일 기억해주는 이가 하필 무속인이다친구의 아들이 방황하고 학업을 등한하던 시기에 친구는 참 힘들어서 그런 곳을 드나들었단다친구따라 강남가는 것도 아니고,상당히 이성적인 그녀였구만,힘들면 또 그렇게도 되나하고 그녀따라 갔다가 맺은 인연그 당시엔 혼자였던 그녀와 나는 서로 죽이 맞아 함께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내가 어려웠던 시기에그녀가 도움이 되어 주기도 했다각자 혼자라고 우린 의지할 길 없으니 기이한 직업의 그녀가 내가 믿는 하느님을 함께 믿기를 소망하는데그러진 못한단다 직업의 특성상..그런 그녀가 이젠 남편이 생겨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어 다행이다그녀는 매년 내 생일을 기억하고 점심을 함께 하는데 올핸 저녁을 함께 하잔다감사한 일이다.그 다음날이 아버지 기일이라서 상당히.. 더보기
밭일 밭일하며 시간 보내는 것이 즐겁지가 않다 모기가 일단 너무 싫고,기본적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성가셔서 그냥 관상용으로 심고 있다고 눙치지만,속이 쓰리다모종이며 비료,또 여러가지 소모품을 자꾸만 사야했으니 차라릴 사먹고 마는 것이 얼마나 이익인가 싶다그리고 혼자 먹기에 그런 노력이 필요치 않다매번 내가 먹는 것보다 이웃이나 주변인들에게 가기 위해 가꿔지는 것 같다그러다보니,매번 드는 생각이 누군가는 항상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취하고 또 그러기위해서 누군가는 쉴 새 없이 일해야 한다는 사실.그게 사람마다 매겨진 운명의 값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벌써 모기는 들끓고,고추는 키를 키우고 첫물부추를 잘라내고 아직도 키를 키우지 않아 아버지 기일에 부추전을 그 부추로 하지 못하겠다 여러가지 작물이 자라지만,나는.. 더보기
성밖숲 성밖숲이라는 이름이 참 특이해서 와보고 싶었던 곳친구가 함을 받던 날 동창생이던 두 친구가 부부가 되기 위해 거치던 행사에 우리가 함께 했었다한창 꽁양대며 사랑을 키우던 두사람의 사진을 여러포즈를 다하며 찍어주었고이곳을 거쳐 우린 해인사를 갔었다성주라는 곳은 우리나라 참외의 대부분을 생산해내는 곳으로 부자동네로 소문이 나 있다가도가도 참외하우스다 너른 들판이 비닐로 덮혀있고,하늘에서 본다면 마치 바다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비닐하우스 어디쯤에서 길을 잃으면 찾아오기도 쉽지 않다고 하니 대단한 성주가야산이 있고 주변에 높은 산이 많아서 산과 계곡도 많다 해인사를 가려면 성주쪽으로 하여 넘어가면 둘러가는 고속도로를 거치지 않고도 지금은 길이 잘 나 있다변하지 않은 것이 저 왕버들나무다 이젠 하나하나 인식표를 달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