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작나무 숲 너무나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자연사우나다매번 기록을 다시 쓰는 온도는 이제 흥미가 없고,올해는 내게도 여름의 역사를 새로 쓰는 에어컨 시대가 열렸다되도록 에어컨 켜지 않고 지냈지만,올해는 방에 벽걸이로 설치해두고도 가동시킬 생각은 없었다난리가난듯 온통 소음이 장난아니어서 나도 소음과 열기를 보태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이제는 도리 없이 냉방기를 통해서야 겨우 제정신을 차리고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문을 꽁꽁 닫아야 하는 것도 싫고,소음도 싫고,그렇지만,시원한 곳이 곧 웃게 하는 장소여서 굳이 다른 곳을 향해가지 않고도 집이 곧 천국 같다만,그래도,저녁산책만은 꼭 실현한다땀이 흐르는 동안 어디선가 바림이 불어오고,살풋 시원함이 느껴지는 것도 여름만의 즐거움이다별이 총총한 하늘올.. 더보기 거꾸로 여덟팔 나비 시대가 좋아졌다그렇지만,여전히 정밀한 기기의 도움이 있더라도 모든 것을 다 알게 하는 것은 아니다검색기능에서 바로 검색하면 전혀 엉뚱한 소릴 한다든가.또는 음성인식 기능을 첨가한 통화녹음을 텍스트로 전환하면 절로 웃음이 난다제멋대로 소리나는대로 문자로 전환해주는 친절한 기계씨는 좋은 기능을 두고도 모두 제대로 알아듣는 것은 아니었다무슨 앱을 깔면 모든 것을 허용해야만 앱을 제대로 작동시키게 되는데,어떤 때는 더럭 겁이 난다카메라나 마이크 기능은 모든 앱에 공히 허용해야 한다그러니,요물도 아니고,기기가 인식한 우리의 대화를 오싹해질 지경이 될 때가 있다마치 기기가 내 마음을 엿보고 들이대는 것처럼 잽싸게 어떤 상품인가로 전환하여 들이대어 주기가 예사여서 놀랄 때가 많다네발나비과에 속하는 나비 한 마리가 앙.. 더보기 눈의 시원함 천하 무법천지,너무 수준이 아닌 여인 둘이서 삼밳세대를 들까분다 대부분이 고령자들이 단독세대를 구성하는 경우도 많고,그렇지 않더라도 공동의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 일관이라 아파트 살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기가 당연함으로 여기는데,우연찮게 내가 사는 라인에 경로당이 있어서 그곳을 드나드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니 고충을 대변해줄 사람이 너무 없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내 일도 아닌 일에 발을 담그게 되어 두달이상매번 손 놔버린 법리해석에 대해 잠을 버리고 들여다보는 중이다독주하는 여인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을 뿐더러 새로운 대표선출이 되었음에도 자릴 내주지 않으니 그녀들을 상대하여이전의 새로운 대표회의를 구성했을 때처럼 서로 욕 한마디 않고,조목조목 따져서 스스로 물러나게 했던 순리가 이번에도 .. 더보기 콩조림 사람 변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을 내 언니들을 보면서도 처절히 느낀다늙어가는 언니들을 측은히 여겨 되도록이면,잘 해주고 싶어하면서도,그동안 앙금은 서로 긴밀히 찾아보고 왕래하는 관계로까지는 발전시키고 싶지는 않다씀씀이 좋은 언니가 어쩐일로 내게 강낭콩을 나눠주었다어릴적 이맘때면 농사지은 콩을 꺾어다 마루에 앉아 콩을 깠다몇이서 공동으로 쓰던 마당 넓이에 비해 다리가 부실했는지 콩을 까려고 모두가 모여 앉았다가 주저앉은 마루를 친구의 아버지와 아버지께서 다시 튼실하게 만들고 여름밤 모깃불을 놓아 연기를 피워놓고 콩을 깠다푸른 콩깍지를 열면 알록달록 들어있던 콩을 까서 밥에 얹으면,콩 싫어하는 나는 콩을 발라 상에다 뱉었다그러면 엄마는 내가 뱉은 콩을 드셨다그리고,간혹 내친구들은 강낭콩으로 만든 콩조림을 좋아.. 더보기 유쾌한 그녀 세상 제일 행복한 사람은 유쾌하게 사는 지혜가 있는 사람 지혜로이 유쾌하게 사는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다세상사 이기고 지고가 어딨겠냐마는,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노라면,부딪힐 일도 넘어야 하는 일도 또는 스르르 절로 가는 길도 있다그렇지만,매일이 즐거움으로 이루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시골 조그만 아파트에 무소불위의 강적이 나타나 십여년 한 사람의 독주로 맘껏 재주 부리며 주민들이래야 노인단독가구와 일반적인 노동자들,하루벌어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다보니,아파트의 사소한 행정을 무관심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보니그들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몰랐으면,모르겠지만,알면서 모르는척 하는 것은 너무 아닌고로 이들의 독주를 막으려 하다보니매일이 스트레스다 몇사람이 뜻을 같이하긴 해도,마음일 뿐 구체적인.. 더보기 10년 십년,우리는 한때 사춘기 여고때부터 오래 함께 자랐고,어른이 되었고,그녀는 시집을 가고 취업하고 퇴직하고그러는 동안 기껏 나는 환자들을 돌보다가 이제는 홀가분해졌다 싶어도,그이후 여전히 부모님이나 오빠들의 기일을 보내야 한다그런 내 삶이 넌더리난다고 친구는 내게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고,우리는 어설피 인연이 끊겼지만결혼하던 그녀의 신혼집 세간을 들이는 트럭을 타고 두명이 타야 하는 차에 교통비를 아끼려 나는 트럭 바닥에 엎드려 가야 했던 것지금처럼 승강기로 짐을 옮기지 못하던 시절 곤돌라에 짐을 올리려면 밧줄을 당겨야 했고,그 모든 일을 해야 했던 것도 나였다언제든,친구이자 가족이라 생각했던 것은 나만의 일이었다사과의 시기를 놓치고 또 세월이 이렇게 흘렀지만,여전히 친구가 사는 곳을 어쩌다 지나노라면,난 .. 더보기 비 지난 자리 참 모처럼 우리는 다시 만났다셋이 함께 반가이 만나려고,내가 뭐라고 중간에서 두 여인을 조율하며 만날 시간을 만들었을까?매번 나만 그리워하는것처럼,비 지난 곳에는 어마어마한 풀숲무서운 기세로 자라나 에워싼 풀에 갇혀버린 작물들그것이 거센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풀이 자랄텐데.풀 자라는 밭을 걱정하다 친구들과 헤어져 한밤중에 밭으로 가 풀 뽑았다하루의 경계였으니,옛집에서 돌아올 때는 하루가 지난 지금옷위에도 사정없이 달려든 모기등쌀에 감자처럼 불거진 살갗이 화끈대고 습도 높은 밤을 열기까지 높여주었지만내일은 더 덥다는 예보니까 일단 쥐어뜯어 놓은 풀에게 앙갚음 당하더라도 조그만 성의를 밭에 바친 셈이니방울토마토며 가지,오이들이 내게 고맙다고 할런지부추는 이제 실오라기에서 조금더 자라나 키를 키웠다내일쯤 더 .. 더보기 비오는 날의 연밭 홍련 백련 아름다운 곳에도 비 내리니 후두둑 빗소리 더욱 크게 울린다 삼삼오오 다정한 사람끼리 꽃보러 오는 곳노년들의 수다는 이만치 떨어져 있는 내 귀에도 들려온다.여인들끼리 오면 또 이렇게 저렇게 꽃을 배경으로 행복한 순간을 담아보려 하고,기꺼이 그들의 정다운 한때를 담아주고나니,그들은 "아지매가 사진을 잘 찍네"라고 하신다이제는 어디서든 아지매라 불리고도 무덤덤 그렇다꽃이 비를 이기지 못해 모든 꽃잎이 떨어지고,후두둑 비 떨어지는 소리,빗방울이 둥글게 뭉쳐졌다 또르르 떨어지는 풍경은이어진다비가 와도 잠자리는 날고,벌들이 난다연꽃향이 연밭으로 들어서는 순간 와락 끼쳐왔었다비오는 날이어서 아쉽지만,새 전화기를 가지고 처음으로 꽃을 찍었는데,먼데 있는 꽃을 쭈욱 당겨보아도 색이 흐려지지 않아서 신기하다 더보기 이전 1 2 3 4 ··· 3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