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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향기가 묻어나는듯 높은 지대에 있었던 외딴 집과 산길에 피었던 감국은 참 맑기도 했다 당연하겠지만,사람들의 자취가 드문 곳일수록 꽃은 맑았다.다 같은 꽃이어도 낱낱의 꽃을 다 담고 싶은 마음이 넘쳐서 사진은 너무 많았다.사진을 정리하는 자체적 프로그램이 있는지 흐릿하거나 비슷한 이미지를 정리하겠느냐는 친절한 메시지를 띄우는 갤러리.이미지나 파일을 따로 저장하는 곳이 있지만,그래도 늘 저장하고 싶은 것들이 넘치는 편이다 욕심이겠지.대부분은 내가 눈으로 본 것들을 저장하는 것이라,시간이 흐르고 다시 그 순간을 기억하며,꺼내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인데,요즘은 사진을 거의 인쇄하지 않고,전화기에 저장된 것을 꺼내의 확대하거나 하는 식으로 보는 것이 대부분이므로,사진에 대한 느낌이 화면으로 볼 때와 인쇄된 것으로 볼 때는 상.. 더보기
하루 누구든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지면 마음이 술렁이지 않을까 해 뜰 무렵과 해질 무렵이 똑 같이 포개진다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을 정돈시키면,세상 끝으로 나앉은듯 막막한 심정은 변함이 없다 별로 내키지 않아서 숙제 해치우듯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던 만남 이제는 친구들과 수다하는 일이 전혀 즐겁지도 그러고 싶지도 않아졌다.사는 패턴이 다른데다 관심사도 달라졌으니 우리는 서로 포개질 수 없어서 나만 스트레스를 은근히 받게 되기 때문인데,그래도 오래 함께였던 우리는 그렇게 만나 수다하다 돌아왔다 두 친구는 같은 과였고,나는 그들과 다른 과였다.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그친구의 과 애들과도 친구가 되어 성격상 여러 친구들과 교유할 수 없을 그 친구를 우리는 함께 만나주는 것인가? 여자셋은 서로 다정히 친구가 되지 .. 더보기
저녁이 오는 시간 해가 지기전 서둘러야 한다 오늘 해가 강을 질러 사라지기전 얼른 담고 싶어서 걸음을 재촉한다 산악국가인 우리에겐 가까이 있는 산이 있어 언제든,산을 오를 수 있어 다행이다.특히 요즘처럼 해가 길어 어둠이 기다려줄 때는 멋진 노을도 담고,야경도 담을 수 있으니,서둘러야지 오래 오르지 못한 산을 오르며 이제 잎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이르는 아까시꽃들이 밟히고 있다 사뿐히 즈려밟으며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늦은 시간이라 작은 산이지만,온통 내차지여서 혼자 오롯이 즐길 수 있으니,늘 유혹된다 힘이 따라주지 않아 무릎은 아프고,발바닥도 아팠다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한 산길은 발아래 환한 불빛을 거느리고 전망대의 불빛도 반짝이기 시작했다 달이 오르고 있는 하늘 보름이 지났는데도,달이 훤하다 봄이 지나가고.여름으로 향.. 더보기
도시 산책 산책이라면,자연에서여야 한다는 내 주장과는 달리 도심에서 사람이 지은 구조물을 걷는 것은 시선이 참 산만해지는 일이다.번쩍이는 불빛과 부딪혀오는 사람을 피해가며 또,그들중에는 누군가 개를 데려와 산책하는 일이 있으니,개들의 분변이나,덩치 큰 개의 갑작스런 출연을 잘 피하는 것도 지혜다 도심이 나쁜 것도 있지만,좋은 것도 있다.불이 밝혀져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아도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되니까 산책은 시간을 막론하고 아무때나 튼튼한 다리만 잘 간수하면 된다. 더보기
걷고 싶다 이기적인 자매들의 한바탕 심리전이 끝나고,결론은 늘 나는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아야 한다.그럴 사람이 하나 없는 존재다 라는 것.제사를 또 한번 지난 아침 몇날을 묵어가리라 생각했던 언니는 어제 잠깐 수면으로 올랐다가 마침 큰집오라버니내외가 등장하는 바람에 이어지진 못했지만,감정의 앙금을 두고 아침이 되자 서둘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 역으로 배웅하러 나갔고,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며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서로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사라진다. 본인들의 마음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들러리같은 존재가 되고 싶지는 않다. 더보기
보는것 만으로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지는 길이다. 숲길 옆으로 계곡이 있어,물소리 들으며 걸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데,먼저 닿는 곳이 마애불이 있는 곳이라 잠시 마음을 내려두고 명상에 잠겨도 좋겠고,시원한 물소리 들으며 계곡에 발담그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이곳은 일년에 단하루만 산문을 개방하는 곳이니 늘 찾아가 쉴 수 있는 곳도 아니고,법당마다 앉아계신 부처님께 절 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니 더욱 몰려가는 곳이 아닌가 싶다. 벌써 더위는 시작되었고,장마도 곧 온다고 하니 여름에 에워싸여 살아가야 할 지경이다. 재게 움직이니 땀이 줄줄 흐르고,시원한 곳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싶은 마음이 들어 뒤적여 본다 사진을 찍는 이유가 다양하기도 하겠지만,이렇게 찍어온 사진을 두고두고 보는 것이 좋다. 흐릿하게 찍혔든,선명하.. 더보기
보기드문 아름다운 흙길 발에 흙안묻게 해줄께 라던 시절에는 발에 묻힐 흙은 모두 들에서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뜻 쯤으로 알아야 할 것이지만, 요즘은 달라져야 할 말이다. 하도 포장일색의 길이라,우리도 언젠가는 미국사람들처럼 침대까지 신발을 신고 드나들어도 무방할 때가 올 것 같다. 하긴 어떤이들은 방안에 진열대를 마련해두고 구두나 값비싼 신발을 모아두는 이들도 있으니,그들은 방에도 신을 신고 오갈지도 모른다. 시멘트가 잘 다져진 집에 살게 되었기 때문인지 아님 필요이상 살이 불어 비만지경의 몸 때문인지 뒷꿈치가 아플때가 있다.그럴때면 마지못해 살짝 실내화를 꺼내 신을때가 있긴 하지만,것도 주방에서만 신을뿐 실내를 오갈때 신을 신지는 않는다.모양내기 좋아라 하는 여자들은 실내화도 굽이 있는 뾰족한 것을 신고 화사하게 차려입고는 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