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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사진

그 끈적이는 더위속에서




토왕성 폭포라고 했다.비가 많이 내려야 열리는 물길에 대해 얼마전 텔레비전 다큐에서 보았다.

그 황홀은 유명한 곰앞에서 사진찍어 무슨 복인가를 바라는 일마저 잊게 했다.

장쾌히 쏟아지는 물길을 드론이 되어 자세히 보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한탄했다.눈은 멀고 마음은 그 물길 아래 어디쯤에서 아득히 머물고 있었으니

설악산은 고등학교때 여행가던 곳이다.그때는 마당에서 대기 하며 마냥 대기하는 지리한 시간이 싫었는데 처녀총각 선생은 서로 공기받기 놀이를 하며 우리의 깔깔대는 시선을 끌었고,당시에 관광가이드로 따라온 총각에게 반한 친구들이 후기를 끝없이 남겨주기도 했다.총각기갈이 들렸던 사춘기 가시내들은 그렇게 별스런 취향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시절이었다.구체적이지 못했던 어설픈 취향은 요즘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엄마는 설악산 관광을 하고 오던날 내겐 강원도 찰옥수수 한개를 가져다 주셨고 그 옥수수는 옥수수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제일 맛있게 먹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옥수수로 기억되었다.오라버니의 복을 비는 것으로 목걸이를 해오셨지만,이름을 새겨 주는 그 목걸이에 새겨진 이름이 오빠 이름이 아니라 끝자에 기역이 더해져 숙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그럼에도 오라비가 영 이세상을 떠날때까지 엄마가 오라비를 위해 준비했던 유일한 선물이라 정작 오라비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나만 아는 그 기념목걸이는 내내 오라비의 방에 걸려 있었다.몇년전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설악산에 갔었다.차를 대기가 무섭게 주차비를 내라 하던 것이며 입장료며 길게 늘어선 줄때문에 케이블카는 타지 못했고,입장료가 아까워 학교 다닐때 코스를 두루 다녀본다는 것이 맨질대는 돌길을 디디며 맨발로 금강굴까지 올랐던 기억이 난다.금강굴 들입에서 만났던 두마리의 뱀에 기겁했던 내 비병에도 아랑곳 않던 근처 바위의 관광객들의 냉랭함.금강굴을 내려오시던 낯모를 이에게 뱀조심 하라고 이르진 못하고 조심하라고만 말씀드렸을 때.그분은."어휴 눈에 띄지 말아야 할 것을 보셨구만."이라고

말씀해주셨다.설악산을 가장 빨리 오르내리는 코스는 오색코스라 하여 급히 오르고 급히 내렸던 끝에 무릎이 상해 지금껏 고생이지만,오래도록 몰랐던 공룡능선이라는 것을 나도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으나,감히 혼자서 도전하기 어렵거니와 등산전문가가 아닐뿐더러 등산을 주로 하지 못했던 내가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와줄까 싶지도 않다.설악은 홀리게 하는 곳이라 누구든 설악의 매력에 빠져 한해에도 꽤 여러번 달려가게 하는 곳이라 한다.이제는 기억에 두어야 할 곳.비가 와 오르지도 다가설 수도 없었던 곳.그곳은 여전히 그리운 곳이다.친구들의 사진속에서 만났던 한계령에서 내려다 본 풍경을 언제 다시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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