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쳐뒀던 더위가 몰려오나 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가운데,곧 어머니 기일이라 마음이 쓰인다
장을 봐다 나르고,맛도 없고 이젠 철이 아닌데 값만 비싸고,그래도 여름에는 모든 야채들이 모양새가 좋지 않아서 걱정인데
장을 보기 시작했으니,어떻게든 잘 지내게 될 것이다
더운데,좁은 집에 찾아주시던 큰집오빠내외가 이번에는 참석하지 못한다니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한때는 오빠가 떠난후 이내 제사에 참례하지 않던 것이 서운하기도 했었지만,나는 꾸준히 내 마음을 표하고 챙겼다
그에대해 너무 부담스러워 하던 올케는 꼭 내게 무엇이든 성의를 숨기지 않으려 애쓴다
없는 집에 시집오셔서 오랜 세월 제사모시고,힘들게 시절 보내고 나니 노년이 되었고,이제는 큰 역할을 하는 어른의 자리지만,얼마전까지는 작은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모든 결정이 그분께 있었고,우리들의 편의를 위해서 제사를 없애고 줄여주시고 그랬단다.나야 우리부모님이라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동안은 간소하게라도 해 나가겠지만
큰집 올케야 얼굴도 모르는 조부모님과 증조부모님까지 챙기는 일,그리고 후대로 이어지는 제사는 이제 없지 싶다
다행인지 우리도 오빠들이 없으니 부모님과 두 오빠들의 제사는 내가 끝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