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형을 거듭하여 저 모습을 한 셔터가 예전엔 나무조각을 잇대어 막는 방식이었다.
작은 마을이 위치에 따라 세곳으로 나뉘어 상중하 라는 이름을 얻고 이 작은 마을에 점방이 수두룩 했다
그땐 아이들이 벅쩍거렸으니까.우리도 칠남매 거의 일고여덟은 보통의 아이들이다.
그런 조무래기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저지레를 해대는 것도 일상의 일,깔끔하지 못했던 점방집 주인아줌마는 마을에서 싸움 일인자였다.평생 그토록 경우 없이 거센 여인을 본 적이 없다.당시엔 남자들은 거의 노름을 하거나 무력한 모습이고
워낙 생계를 꾸리는등 모든 일을 주관하다보니 성정이 그러했을지 모르겠지만,전형적인 속임수와 거친 성격
파리가 들끓던 가게안에 날짜가 지난 것이 버젓이 진열되기 십상인데다 그당시엔 항아리에 술을 받아 자루바가지로 퍼담아 주는 방식의 막걸리 장사는 늘 속임이 많았다고 했다
아저씨는 기침을 하는 기관지병이 있는 분이었는지 늘 골목에 연탄화덕을 내놓고 약탕기에 뱀을 고아내기도 했었다
죽지 않은 뱀이 뜨거움으로 들썩이면 약탕기 뚜껑삼아 눌러놓은 접시가 들썩여지고 뱀이 튀어나올까 우린 조마조마해하며 구경하던 곳 딸이 다섯인 집 딸들이 인물이 그만그만 했고,순한 딸은 아비를 닮았고,거센 딸은 엄마의 성격을 닮았다고들 했다.아들 하나를 귀히 여겼지만,그닥 큰 구실을 하지는 못해보였는데,다들 떠났고,집만 허물처럼 남았다
아직 아흔이 가까울 할매가 돌아가셨단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시설 같은데서 지낼 것이지만.자식들이 들러 집을 관리 하는 일도 드물어서 이젠 풀이 담장을 넘고 있다
기와가 있는 집도 마을에서 제일 먼저 티비를 들였던 퍽이나 부유했던 집이었지만,집도 사람도 쇠락하여 경매에 넘겨진 것을 앞집언니가 사서 지금은 앞집언니네가 세컨하우스로 쓰고 있지만,한 마을에서 그런 일을 본다는 것은 속으로는 영 마뜩찮은 일인데,시골사람이라도 일찍 이재에 능한 그녀는 여전히 부동산에 해박하다.
담을 함께 쓰지만,가깝고도 먼 거리를 느낄 뿐
인간적인 교감이라고는 참 삼십년의 세월도 채워지지 못할 타잎이라.항상 의아하다.
마을에 어른들은 이제 아흔에 걸려있고,그래도 숨쉬듯 매일 매순간 무언가를 하신다.
영숙이 엄마도 마당밭에 나와 하염없이 무얼 하시고,꼬부라진 허릴 수그리고 다들 그렇게 밭일에 매진하여 시간을 쓰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