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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바람 잔 날

소금이 이루었다는 우유니사막의 반영이 그렇게도 아름답다고 너도나도 인증한다해도,나는 바람 없는 날의 수면이 아마 그런 사막에서의 한 장면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리의 어느 위치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수면의 느낌이 다르고 양쪽으로 좁다랗게 이어지는 풍경의 느낌이 다르다

한낮에거나 해가 질 녘이면 아름다움을 말로 다 하지 못하겠어서 솜씨 없는 사진으로 담아 가진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서 빛에 따라서 달라지는 풍경을 그렸다는 인상파의 그림을 이해하기 보다 그들의 주장에 지극히 공감한다

무덥게 은근히 해 없는 하늘의 무서운 온도를 체감 했다

벌써부터 후끈해지고 사람들은 덥다고 하는데도,바람은 인색하기만 하다

다행히 저녁이 되자,부드러운 나뭇가지들이 한껏 휘청이며 나뭇잎들이 막 검푸르게 변하기 시작하는 그 빛깔에 더해지는 어둠의 빛이 함께 출렁였다

가물어서 텃밭 농사는 점점 재미가 줄어진다

실컷 먹고도 남겠다는 상추들도 메말라서 뻣뻣하고 잎은 자라지도 않았다

토마토는 색깔이 그대로 푸르기만 한데,비가 오지 않아서 묵나물 말리느라 잔뜩 공을 들이는 중인데 다행이기만 하다

낮의 길이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마치 백야가 이어진다는 곳의 사정 못지않게 이곳에서도 여덟시가 되도록 온전히 어둡지가 않으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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