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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사람이 사람과 인연하는 일보다 이제는 사람과 동물이 식물이 인연짓는 일이 늘었다

 아무리 사람에게 상처받는등,여러 이유가 있단들,사람의 자릴 어찌 대신할 수 있을까마는,더러 너무 극진한 동물사랑이나 식물사랑가를 볼 때면 씁쓸하다

내게도 긴 겨울을 함께 한 아이비가 있기는 하다.시베리아 집에서 함께 겨울을 나기전,포트에 담겨진 천원짜리 아이비가 이름은 별아이비라고 뾰족한 잎이 특징인데,이상하게 왕성한 덩굴로 번식하여 여러사람에게 나누어 주고도 어찌나 세가 거창한지 여전히 굳건하지만,이걸 거의 아이비밀림정도가 된 것을 정리할 길이 막연해서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하게 하거나

밖으로 뻗대어 나가지 못하게 덩굴을 걷어들이고 잘라내어 버리는 것밖에 내가 할 것이 별로 없다

아이비 자리는 본디 큰 화분에 오일장에서 사다 심었던 홍매가 있던 자리를 이 별스런 홍매는 매번 겨울 한가운데서 꽃을 피우더니 어느결에 서서히 시들해지고 등걸만 남기는 신세가 되었지만,내가 무슨 창조주가 되니라고 그래도 물을 주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물주었지만,매화는 돌아오지 않았다

홍매가 필 땐 은은한 향이 좋았지만,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계절에 꽃피운 걸 안쓰러워 했는데,매화를 찍어 보내면 친구들은 진달래네? 하였다

그 등걸자리에 아이비화분을 올려두니 또 이렇게 번졌다

화분밑을 뚫고 뻗기도 하고,뿌리는 참 강하다.목질이 된 덩굴은 무섭다.그렇다고 이 덩굴을 반려라고는 생각않는다

다만 인간이 들였으니 물주고 들여다보며 관심을 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여전히 이런저런 식물은 자라고,아침이면 새로운 것이 깨어나나 살피곤 한다.앵무새가 있을 때는 새의 밥을 주고 물고기의 밥을 주고 화분을 들여다 보는 것이 일이었다

이제는 물고기의 밥을 주고 화분을 본다

걸레를 빨아 생긴 물을 들고나가,베란다 바닥을 문질러 닦고,달빛 봄볕이 잘 들기를 바랐다

사무치는 마음이 벅차도 이젠 절대 밤편지를 쓰지 않아야 한다.술깨고 나면 낯간지러울 일처럼..넘치는 감정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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