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원이라는 어여쁜 역을 찾아가다가 올랐던 고개가 궁금해서 이것저것 갖은 방법으로 찾아보다가 알아낸 왕서방님의 블로그에서 드디어 내가 알고 싶었던 고갯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미륵고개라고 하는 이 고개의 이름이 어디에도 없는데,이정표에도 나타나지 않는 이 어마무시한 고개가 강원도의 흔한 고개여서인지 이름없는 고개가 너무 아름다운 역의 연장선이고,이 고개아래로는 터널이 있어 기차는 터널을 통과하며 이 고개를 넘는다.고개를 걸어넘다 전망이 틔는 곳에서 저 건너 어디 배추밭에 타임캡슐공원이라는 곳이 있다고
엽기소나무라는 평범한 소나무는 어지간히 과보호하여 이제는 거의 희미한 영화가 되어버린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하는 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가 사진 찍지만,내겐 이런 고갯길이 좋아서 넘다보니,누군가의 사연이 있는 하트돌이 놓여져 있고,손수건을 묶어둔 가지와 꽃을 보았다.사랑하는 누군가를 그곳에 두었을 사람이 건너다 보았을 배추밭과
그곳에 놓여진 사람도 사랑을 맹세하느라 넣어둔 캡슐을 생각했을까?
몇년에 한번 갈 수 있을지 모를 이곳을 지나면 꼭 하트돌이 잘 있나 살피게 되겠지
이런 고개는 무서운 속도감을 즐기는 이들이 좋아한다는 길.할리를 탄 이들이 줄지어 오르내린다는 길을 잘 찾아보면 사람의 발로 걸어서 넘는 길이 더 멋지다
이곳에 아무리 꽃이 피어나도,설국에는 여전히 설경이 펼쳐지고,올처럼 눈이 몸서리치게 내려쌓는 해도 드물지
자고나면 눈인 강원도를 찾아가야 눈을 볼 수 있지만,아쉬운대로 봉화나 영양의 산골을 찾아가면 눈이 있다
이곳에서도 높은 산이 있는 산골을 찾아가면 사월에도 눈이 내려쌓이고,산아랫말과 너무 다른 계절을 느낀다
산골구석까지 훑어지는 글을 찾아가며 읽었던 새벽,
다녀본 곳도 별로 없던 내게 강원도의 겨울이 어떨지는 모르겠다.다만 너무 오래 겨울인 곳이라는 점은 알겠다
여름밤도 추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