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이 흘렀다,
그악스레 기세를 펼치던 아까시나무 한그루 장독대곁에서 그늘을 드리운다고
엄마는 그나무를 톱으로 베었다.
나무의 기세보다 엄마의 기력이 달려서 나무의 본체만 남기고 끝동만 날리고 마는 정도였지만
죽어서도 그나무는 엄마보다 오래 살아 그나무를 의지삼아
빨랫줄을 매었다,
ㅡ그줄에 기댄 빨랫줄에 엄마의 빨래는 날마다 널렸고 기우뚱하게 선 그나무는 여전히
그곳에서 엄마이은 오빠의 묵은 빨래가 널리곤 해서
살아천년 죽어 천년 산다는 주목에 따르진 못할지라도 아까시나무는
뿌리가 독해서 한때는 천덕꾸러기였던적이 있었지만,지금에야 그나무에 기대는것은
봄날을 절정케 하는 아까시향이며,그꽃에 깃드는 수많은 벌들이 물어다 나른 벌꿀은
아까시꿀이되어 우리몸으로온다
세상비바람을 용케 견디고 있는 그 썩은나무 여전히 엄마의 집에
예전 당신처럼 좀든나무로 당당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