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완연한 여름꽃 핀다
수국이 곧 피겠지
여전히 꽃몽오리 상태의 수국은 존재감이 미미하지만,그러한 것들이 무리지어 피어나면
그야말로 색채의 향연이 되곤 하니까 숲의 표정이 확 바뀌게 된다
지난주엔 딸기를 좀 따다가 말았다
이제 익기 시작한 딸기는 가시로 열매를 보호하려고 자칫 부주의하면 손목이며 팔뚝에 온통 가시긁힘 흉터는 훈장처럼 생겨난다
아무도 안 따먹는다 싶던 오디는 요즘 제철이라 오디를 먹는 나이는 지긋한 사오십대 다시 청춘들이 오래전 추억삼아 오디를 먹는 것 같다
나는 몸에 좋다는 오디에 선뜻 손이 안간다
단 것도 아닌 안 단 것도 아닌 어중간한 맛도 그렇거니와 뭉클한 과육이 그렇다
그래도,숲의 열매를 보면 기분이 흐뭇해지곤 한다
산새가 되건 동물이 되건 이렇게 열매를 따 먹으며 여름은 조금 풍족하게 지낼 수 있겠구나 싶어지기 때문이다.
종일 희뿌옇게 더운 날이었다
밤이 되어도 열기는 있고,나뭇잎 풀잎 하나 까딱 않는 날씨다
겁 없는 족제비 한마리 깡총대며 뛰어가는 모습 보고 길을 건너 확인하려 했는데,그사이 녀석은 어디론가 내빼버렸다.
동물이 출몰하는 밤길에는 늘 살풋 긴장이 일기는 하지만,기대감도 있어서 숲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걷는다
솔부엉이와 뻐꾸기와 개구리가 울어대는 밤이다
이제 모내기는 얼추 끝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