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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쁜 것

연꽃보러

이웃아저씨가 맛 없는 천도복숭아를 땄다고 이른아침부터 전화 걸어놓고는 나는 노인네도 아닌데,"아직 자나"? 그러시네

 요즘은 품종이 희한하구나 했던 자잘한 복숭아는 솎아내기 안해서 자라지 못하고 익어버린 이른 복숭아라 그렇다는데

나는 신맛을 좀 못 감당하는 편이라 신맛 나는 과일을 즐기지 못하지만,이 더위에 애써 내게 온 것이니 두루 나누어 먹으려 나누고 나니.너무 더운날은 오전부터 지쳤다

가만히 있으면 살이 겹치는 부위마다 땀이 고이고 체온은 절로 감당이 안되는 날씨다

열탕지옥이 따로 없다

어쩌나 나도 에어컨 바람의 맛을 알아버려 선풍기는 뒷방으로 물러나고 에어컨에 노출되면 지속적인 시원함을 원하게 되는 날씨다

너나할 것 없이 돌려대는 에어컨 때문에 아파트마당을 지나노라면 난리가 쳐들어오는구나 싶다

잠시 짬 내어 반딧불이에게 밀려났던 백련을 보러 갔지만,문을 열어두지 않았으니,멀찍이서 바라보다가 아예 연밭으로 나가보았다

너른 들판 가득 싱싱한 연잎이 어찌나 시원함을 주는지 저녁 여섯시가 지나도 뙤약볕이 정수리에 닿고 땀은 줄줄 흐르고

커다란 챙모자 만큼이나 더 큰 연잎을 꺾어다 정수리를 덮고 싶어지는 걸

보여주는 연꽃 아니니 접근은 절로 농로길 가까이 핀 몇송이로만 눈요기 한다

마침 마을 어른이 지나시며 이런저런 연밭 농사에 대해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연근 농사가 쌀농사에 댈 바가 아니란다

이렇게 잘 자라게 하느라 끊임없이 거름을 넣어주어야 하거니와 무척 손이 가는 농사라는 말씀

연잎 따서 가라고 하시지만,딱히 내가 쓸 곳도 없거니와 애써 지은 것을 그렇게 한다는 것도 말이 아니기에

눈의 즐거움으로 족했다

연잎밥 한번 지어먹어도 좋겠다

다시 한번 올 기회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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