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연세가 만만찮다
뒤틀리고 뚫린 속내가 우리 부모님 속이 저럴까 싶다
그럼에도 꿋꿋이 한자리에서 넉넉한 그늘의 품을 내주고 있으니
나무의 한 생애도 사람의 생애와 다를 바 없다
길을 가다 만나게 되는 백년이상의 세월을 그자리에 서 있는 나무들을 만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가만히 다가가 안아보려 해도 한아름으로 다 안아지지도 않는 둘레다
잘 보살펴드려야 오래도록 후손까지 저 나무그늘에 앉아 이야기 나눌 것이다
사라지는 것이 많고,산도 사라지는 것은 일도 아니다.큰 산을 밀어 삶터를 만들고,하늘로 하늘로 올라 더 높이 솟아오르는
서랍장에 우리는 살고 있잖은가?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해도 바람과 볕을 맞고 눈비를 견디며
꿋꿋한 나무라도 인간의 서랍을 부러워하랴?
서랍에 살다,서랍에 가둬지기도 한다.그게 우리의 한생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