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더듬 오는 봄.
목련이 벙글고,개나리 노란 물결 어딜 봐도 무언가 고물고물 새로 생겨나고 있다.
바닥을 바라보는 기쁨이 충만한 계절이 왔다.
무엇이든 보이는계절인지라 물오르는 버드나무를 잘 담아 보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버드나무는 강을 따라 자연스레 자랄때라야 아름다운데.
상투적으로 찍혀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느낌이 드는 주산지의 왕버들도
밋밋해서.
서툴지만.간단히 쉽게 찍는 폰사진이 즐거운 봄날이다.
이렇게 잘 찍히는걸 두고 왜 빠닥빠닥한 현금을 싸가지고 가 디카를 사며 몇날몇달을 설레었나 몰라
누워만 계신 엄마께 방밖의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캠코더를 갖고 싶었던걸 두고
디카를 장만하던날만 해도 좋았고,눈오는 밖을 찍어 엄마께 보여드리며 신기하지를 연발했는데
이젠 내가 내게 그런다.
간단하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건 아직도 여전히 빚쟁이로 몰리게 하는 오빠의 스맛폰 덕분이기도 해서
죽고 없어 못지킨 약정때문에 잊지않고 매번 보내오는 무시무시한 독촉장의 공포마저 견뎌내게 한다.
내겐 그저 주는 와이파이나로 누리는 인터넷이나 카메라 기능으로나 쓰는 스맛폰에
저런 자잘한 목숨을 기억해주고 싶어지는 봄날이다.
조동진의 제비꽃이 떠오르니 나도 참 쉰세대로 가고 있는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