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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짝사랑도 가지가지

추우니 잠깐 활짝 열었다 얼른 닫는게 맞기야 하겠지

 오죽하면 다들 목도리를 두르고 자잘한 솜털까지 나름 생존의 전략이 있었던거야

그렇지만,늘 늦게사 도착하니,제대로 된 얼굴을 단 한번도 못본게 너무나 서운해 살그머니 꽃잎을 벌려보며 중얼거렸어

"지금,좀 잠깐만 열어주면 안되니?"

천만의 말씀이라고.천부당 만부당이라고 그렇게 단호히 닫힌 꽃잎들,그래도 살짝 미안은 할까?
늘 겸손히 수그린 얼굴이 땅에 닿을것 같다

꿩의바람꽃이라니?누가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꽃이름을 붙이는 사람마다 참 창의성이 기발나다못해 무성의 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꿩과 얘가 무슨 상관이기에?꿩의 짝짓기즈음에 피어서?

이즈음은 다들 만물이 생동하고,동물들은 잽싸게 후세를 퍼뜨리기 위해 짝짓기에 한철이지

개구리들도 난리난리여서 산꼭대기 잠깐 생긴 웅덩이에서도 난리들이었어

그럼 개구리바람꽃? 고라니바람꽃? 노루바람꽃일 뻔도 하잖았겠어?

꿩이라 해놓고 보니 어쩐지 바람꽃 중에서 얼굴이 제일 크기도 하고 꽃잎이 많아서 큰 얼굴 꿩이라는 경음이 닿기도 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네

올봄도 역시나 꽃은 짝사랑에 지나지 않고,모든 꽃이 다 그렇게 지나가고 말겠구나 싶으니 맥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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