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토리1

해질녘

 

얼치기 무농사를 짓고,날이 추워지기전 무를 수확하라는 충고를 받들어 김장무 크기로 자라야 할 무가 알타리무 크기로밖에 자라지 않은 것을 모두 뽑아 다듬었다

무청이 실하고 깨끗한 상태여서 잘 다듬어 갈무리하고 무는 말끔히 다듬어서 김치를 담궜다

알타리무김치보다 훨씬 시원하다고들 하니,기대가 크다.

이미 이전에 조금 뽑아다 김치를 담궜더니 아삭한 맛이 너무 좋았다

알타리무는 매운맛이 났지만,김장무씨앗이라서인지 무는 달았다

몇시간이나 쪼르려 앉아 다듬고 씻고,이젠 맛들기만 기다려 볼 요량인데,아주 춥지도 않고,은근히 날이 차갑다

일을 하는 것이 어설퍼서 늘 좌충우돌 요량이 없다

애써 선수라 될 생각도 없지만,마음은 풍성해서 무얼 조금이라도 하면 나눠줄 마음이 앞선다

상대의 맛평가를 꺼려하는 까닭에 사람들은 선뜻 하기 어려운 것이 음식을 나누는 일이라는데,용감무쌍하여 내 입에 맛있으면,늘 누군가에게 나눠주고 싶어하는 오지랖이다

이제 여유로이 강변을 산책할 시간이 올까?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0) 2023.11.24
저 하늘에  (1) 2023.11.23
옛집  (0) 2023.11.21
겨울이  (2) 2023.11.20
은행길  (0) 2023.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