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내 이 작은 꽃을 들여다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푸른 융단에 손톱만한 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쪼그려 앉아 들여다보고 또 보고 했습니다.
이제는 풀이 자라 길을 지우고 풀이 우북한 길을 가노라면 오싹오싹한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오싹한 기분은 혹시나 하는 그 기다란 뱀이란 것이 나타나 기겁하게 하는 일이 올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봄 너무나 놀라서 다시는 산에 안가겠다고 생각했기에 소문난 뱀많은 산에는 얼씬대지도 않았지요
개구리가 많은 논을 지나로라면 발소리를 듣고 놀란 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논으로 뛰어들곤 했는데
예나지금이나 농사는 손끝에서 손끝으로 이어진 일이라서인지 논둑에 논흙을 발라 반들반들 논두렁길을 만들어 놓고는 콩따위를 심고
가꾸던 엄마를 따라 갔던 어릴적의 기억이 납니다.
논두렁콩을 키우느라 김매기를 해주러 가던 엄마의 치맛자락을 꼭 잡고 한줄로 서서 가야 했던 논둑길
더러 발소리에 놀란 뱀이 스르르 똬리를 풀고 아랫논으로 기어가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이제는 드문 풍경일까요.
아니면 잘못든 길,혹은 부러 찾아든 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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