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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꼿꼿하게

살아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의 당당함

 사람도 저같이 당당한 최후를 맞을 수 있기는 어렵겠지

짚불처럼 까부러지고 싶다시던 엄마는 정말 그렇게 까무룩 주무시듯 떠나셨다

비록 중환자실에서 며칠이었지만,고통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평화가 이어진 것은 마지막 대세를 받았던 덕분이라 생각한다.내가 제일 잘한 것이 엄마를 그렇게 세례를 받게 해드린 것이지 싶다

떠나시기전 그렇게 세례를 받으시고 떠나실 수 있었으니,내가 아무리 간병으로 시간을 쏟아부었단들

평화를 드리진 못했을 텐데..부모님의 성향을 받고 태어났을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매번 언니들의 언행을 듣보면

실망을 넘어 이젠 인간의 가련함에 몸서리 치곤 한다

팔순이 내일인데도 여전히 지나간 시간에 끌려다니면서 현재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과 동생들을 보듬지 못하는 지독한 자기애에 빠져 사는 큰언니나 자기자식에게 끔찍한 애정을 쏟느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는 둘째나

자신의 삶이 뒤틀려 아예 인간노릇 같은 것을 바랄 수 없는 넷째,어느누구에게도 부모님의 좋은 점을 물려받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다

힘이드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사무친다.그래도,날이 선선해서 보조기의 수난은 좀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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