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올라가지 말라는 주의문구를 무시하고 나무에 기어이 올라 사진을 찍을 때면,
까불대는 혈기의 스무살이거나 십대의 아이들이라도 혼구멍을 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하물며 제 여자의 마음을 잡기위해
갖은 자태로 사진에 담아주려 하는 볼썽사나운 남녀들이 미워져 언제나 그곳에 나만 누리는 호젓한 산책의 시간이 올까 생각해 보곤 한다
사진찍기 도구도 다양하고 사람들의 호사스러움도 다양하다.그러나 한결같이 그들이 찍어대는 것은 소문의 대상 왕버들일 뿐
나무둥치에 자리 튼 작은 꽃에는 아랑곳 없다는 것이 퍽이나 다행이다.
딱 때맞추지 못해 우연을 기대어 찾게 되는 곳,그러나,이러한 행운도 따른다.
나무는 늘 주인공이었다.그러나,오늘 내게 주인공은 이미 지고 있는 이미 다 져버린 꽃들 그리고 한창 피어나는 꽃들이다.사람들이 다져 둔 아슬아슬한 길
미끄러지지 않기위해 잡힌 손길이 닿은 곳마다 나뭇가지는 기름때가 묻어 있다.
강둑에서 만날 수 있을 저 꽃을 오늘은 주인공이 아닌 티끌만한 존재감으로 드러난 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