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 수거장엔 상자만 벗어놓은 허물처럼 쌓였다
그동안 자녀들이 다녀가 이렇게 많은 쓰레기 산을 이루었구나 싶다
선물 안고 올 사람이 없으니,나는 이렇게 저렇게 접어 깔았던 신문지를 접고,빈병을 찾아내어 챙기고
분리수거장으로 갔다가 오는 길
구름이 참 멋지긴 한데,날은 어쩌자고 뜨겁게 끓어대는 것인지.앞집언니네는 사람기척이 없지만
차는 세워져 있고,명절이 지나간 것이 아주 아닌데,이제 다녀갈 사람이 다 지나간 자리는 적막하다
한 마을이어도 모퉁이를 돌아가는 일조차 없다보니 모퉁이 안쪽에 사는 이들을 마주치기도 어려운게 농촌이라 다르지 않다.제 엄마를 뵈러 가지 않으니 이제 영희는 나와 연이 다했는지 내가 수술했다고 하면 그래도,집으로 찾아와 인사라도 할 줄 알았다면 내 착각이 참 깊기만 하구나.오늘 간다고 들었을 뿐
요양병원에 계신다는 어무니는 잘 계시다는 소식,집으로 돌아오고 싶어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에서는 생활하기가 편리하겠지만,양껏 드시지 못하니 것도 어무니께는 불편하게 할 것 같다
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소리가 노래였는데..맘껏 드시지는 못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지금이야 한달에 한번이라도 다녀간다지만,그 기간이 점차 뜸해지고는 몇달에 한번이거나 영 돌아가시거나 하는 수순으로 되겠지.절로 정리되는 인연도 있고,새로이 생겨나 내 마음을 건드리는 인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