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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물소리

날씨가 또 널을 뛰었다

너무 따뜻하다못해 재게 움직이니 더위가 느껴질 지경인 날씨 햇살도 아까워라시던 말에 격하게 공감하기에

겨우내 깔아두었던 이불을 걷고 밟아 빨았다

겨울옷에 대한 미련도 다 버렸다.두꺼운 옷을 하나씩 세탁하여 넣고,이불빨래는 볕이 더 좋아지면 하리라 두었기에

빨래는 시작한 것이다.

꾹꾹 밟아 이불을 빨때면 내마음의 무거운 찌꺼기도 씻겨지는 느낌이다

평생 마당이 있는 집 빨랫줄을 걸고,바지랑대를 받쳐놓으며 까슬까슬 말라가는 빨래의 촉감과 바람타는 빨래는 바라보고 싶었지만,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늘 손으로 빨래하며 시간이 흐른다

우리엄마들처럼 얼음을 깨고 더운물에 손을 달래가며 빨래하는 세대는 아니지만,지금까지 세탁기에 빨래를 하지 않았다

늘 입었던 옷을 그때마다 간단히 빨아널었다

그런데,봄이면,거랑(냇가의 경상도 어른들의 말)을 보면 빨래하고 싶어진다

요즘이야 물을 오염시킨다거니 어쩌니 하면서 어림없는 일인데,대신,꼭 봄나물 뜯어다 냇물에 씻어보고 싶다

이젠 우리마을을 흐르는 냇물이 다 사라지고,멀리 차를 타고 가야 겨우 냇물을 만난다

냇물을 따라서 자라는 꽃들이 있다

또 이맘때는 냇물따라 꽃잎도 떠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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