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역에서 멀고,학교에서 멀었기에,걷지 않으면 닿지 못할 거리를 늘 걸어다니다보니,걷는데는 자신이 있었다
오래 묶여 지내다보니 그런 내게 티벳이나 히말라야의 설산을 바라보는 것이 꿈처럼 간직되었지만,이나라의 땅도 다 딛지 못하는 나이가 되어 여전히 숲길에 대한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자이면서 혼자 백두대간길을 걸었고,여러권의 책을 내기도 했던 산악인의 책을 읽다가 좀 실망하는 마음이 생겼다
자신이 하는 일을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른 견해의 차이겠지만,내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기도 하고
직접 그를 대한 것은 아니고,글을 통해 알게된 거여서 실제로 사람을 만나면 모르겠지만
숲길 걷는 행위에 전문가가 아닐뿐더러 주로 식물을 관찰하거나 풍경을 보는 나는 산길 가는데도 무지해서 지난해 대청봉을 오르는 일에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지만,그래도,다시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등산의 요령이 없었던 내게 풍경에 취해 동선이 힘든 코스를 왕복하느라 너무 오래 시간이 걸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을 무모함에 쓴웃음이 난다
풍경에 취해 하산의 시간을 감안하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고,그러면서도 여전히 요령에 대해서는 찬찬히 살펴보지 않으니,들이대는 산행을 하는 것은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요즘은 도시를 걷는 코스나,이런저런 걷기길이 넘쳐나는 것이 이나라의 현상이고보면 섬까지 가서 걷는 이들도 있건만
육지의 무수한 길을 제대로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것
특히 백두대간 코스길 하나쯤 완주하고 싶다는 마음이 큰데,지난해 선자령과 마구령의 일부,태백산,함백산,화절령까지
천천히 복기하고 싶은 코스인데,좋은 친구들은 부러 멀리 산으로 올라 걸을 친구는 없고,무리지어 걷는 것도 별로라
올해는 어떻게 될지?
한때 산 좀 탔다는 언니네 딸이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면,함께 산을 탈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다